무저갱에서 온 방문객

소설 > 일반  by 전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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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분야
소설 > 일반
작가
전영수
출판형태
전자책
파일형태
파일크기
2.81MB
출판사
부크크
ISBN
9791158112950
출판일
2015.08.31

저자 소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

목차

목차


프롤로그 3
제1장 파종 5
제2장 열병 109
제3장 광야 223
제4장 계약 373
제5장 채찍 435
제6장 하녀 525
제7장 자유 585
제8장 시작 605
에필로그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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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사람이 먹고살기가 힘들어지면 이내 몸 여기저기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 그러면 그 구멍 사이로 온갖 더러운 것들이 들락거리게 된다. 육안으로는 그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겠지만, 스스로 감지해내기도 한다. 여기에 예외가 없는 건 아닌데, 자신의 의지나 성향과는 절대로 무관하게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구멍을 뚫고 들어오는 것들도 있다. 이렇게 되면 상황은 매우 심각해진다. 그 심각성은 어둡게 보면 인생의 파멸로 결딴이 나겠지만, 밝게 본다면, 자신의 생을 수렁에서 구해내는 호기로 볼 수 있다. 인간은 그 결말의 49 대 51을 모르기에 자신보다 우월한 절대자를 동경하고 도움의 손길을 슬그머니 내민다.

****************

이스라엘 사람들은 영혼과 육체에 대한 세심한 구분이나 차별적 가치를 논하는 논리를 그리 즐기지 않는다. 이분법, 삼분법 등의 구분은 헬라 서양인들의 수술적 분석에서 집중 발달했다. 사람이 영혼과 육체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해는 이성과 과학이 발달한 지금에도 유효하다. 자신 스스로 체험과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혼의 실존에 대해서는 물과 기름처럼 이내 갈리고 만다. 이러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영적 존재에 대한 체험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이런 논의는 내세나 천사와 같은 영적 존재로까지 확대된다.
1894년 One of them 한개인이라는 저자명으로 (Fallen Angels)를 쓴 익명 저자는 '삶의 고통, 열등감, 공허하고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 본성에 짓눌린 수많은 남자들과 여자들이 신이 만드신 땅이 왜 약탈, 폭력, 잔학, 고통과 처참함으로 가득한 지 제대로 된 설명을 찾고 있다.'고 서문에서 신랄하게 적었다. 이 문제는 2015년 지금 더욱 심각하다. 바이런(Byron)은 '우리는 무엇이며 어디서 왔는가. 우리 존재의 궁극은 무엇인가. 현재의 우리는 무엇인가? 등은 대답없는, 끝이 없는 물음이다.'라고 한탄했지만, 저자는 책에서 천사와 사탄의 존재를 당연시함으로써 바이런의 물음을 넘어서서 썼다.

사람이 꿈을 꾸고, 초자연적인 상이나 계시를 경험하기도 하고, 영적 존재를 경험하는, 또한 그런 현상들을 사실화하는 성경책이 그 근거로 곁에 있으므로 충분한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무속인들의 접신 행위를 봐도 일면을 알 수 있다. 결국 존재 여부의 의문은 이내 선악의 문제로 확대된다.
개인과 가족 공동체, 직장과 학교 등 사회 공동체, 국가와 지구촌 공동체 내에서 악한 영들의 간섭과 충동질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윤토단은 보기 드문 사례자가 아니다. 그녀와 토다이몬과의 소통 관계는 문자로 기술했을 뿐, 현대 다수의 개인들의 의식 속에 파고들어 욕심, 욕정, 욕구, 파괴 충동과 고상한 지식 등으로 벼랑으로 내밀고 있는 현상들의 투영이다. 동산의 나무 기둥에 숨어서 하와에게 첫 유혹의 말을 던졌던 그 대영장 엘사다나는 그 실명의 진위 여부를 떠나 사탄을 대변하고 있고,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민지하, 김순철, 배길환 등의 인물들은 지금도 보도로 지나다니고, 핸들을 돌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자화상들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런 현실상과 그 너머의 고상한 진리와 신앙까지 제시하고 있다. 십자가, 성경책, 믿음, 기도 그리고 가치 있는 눈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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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터벅터벅 버스 정류소에 힘겹게 도착했다. 현기증이 몰려왔다.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도로 맞은편에도 사람들이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같이 고개를 아래로 숙인 채 폰질로 분주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거나 반듯하게 서서 정면으로 시선을 보내는 직립 인간은 하나도 없었다.
'욕질이나 폰질이나,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건 매한가지... 사람들이 어쩌다 모조리 꼽추처럼 꾸부정하게... 아!... 몸이 왜 이러지. 어지럽고 힘들어...'
투명 유리벽으로 보도 방향을 쳐다봤다. 반듯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햇살을 등진 채 걸어오는 게 보였다. 잔바람에 앞 머리카락이 빗으로 곱게 가른 것처럼 양쪽으로 나뉘면서 하얀 이마가 확 드러났다. 눈썹 선이 분명하고 콧날이 오똑하게 두드러져 첫인상이 깔끔했다. 콧등 위 미간을 찡그리는 표정에서 남자의 우수를 느꼈다. 부스를 향해 다가오는 남자에게 관심을 느낀 토단은 한손으로 눈썹차양을 하고 다시 쳐다봤다. 순간 그녀는 화들짝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돌렸다.
'흐억. 어머나! 이게 무슨 소리야.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
남자는 부스 안으로 들어오려다 발걸음을 멈추더니 도로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더니 보도 블록을 내려다보며 구두코로 툭툭 내리찍어댔다. 그러면서 슬쩍슬쩍 토단이 앉아 있는 방향과 좌우를 훔쳐보듯 힐끗거렸다. 남자는 연석 끄트머리까지 나아가 곧게 서서 버스가 나타날 좌측 도로로 고개를 돌렸다. 여자는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귓속에는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일이야.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다니! 저 남자 같은데...'
그녀는 충동에 이끌리듯 옆에 앉아 있는 여자의 팔을 부여잡았다. 그러지 않으면 쓰러져 죽을 것만 같았다.
“저, 아주머니. 한가지 부탁 좀... 드, 들어주실래요.”
“어머나! 이 아가씨 얼굴 좀 봐. 왜 이렇게 창백해. 핏기가 아래로 다 쏠렸나 보네.”
“부탁 좀...”
“뭔데, 말해 봐요.”
“저기, 저 아저씨 있잖아요.”
여자는 남자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젊은 여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는 사람인가.”
“제가 머리가 많이 아파서요. 지금 저 아저씨가, 버스가 오면 차로 뛰어들겠다고... 아주머니도 들었죠? 얼른 마, 막아야 돼요. 아, 알았죠. 어서... 부탁...”
“퍽!”
여자는 땅바닥으로 곧바로 쓰러졌다. 중년의 여자는 일어서서 어쩔 줄 몰라 손발을 마구 흔들어댔다.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다가 주위 사람들에게 손짓을 하며 도움을 구했다.
“119 전화 해! 아니, 여자가 백짓장처럼 돼서 쓰러지도록, 저놈의 자식이... 어디다 그런 무서운 막말을... 저 나쁜 놈의 시키...”
여자는 후다닥 달려가 남자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이 놈아. 여자를 저렇게 해 놓고, 니넘은 편하게 혼자 죽겠다고? 이런 천하의 짐승같은 놈아.”
여자가 핏대를 올려가며 소리를 질러대자 주위는 이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빨리 경찰 불러! 이런 놈은 감옥에서 죽도록 썩여야 돼.”
갑작스런 압박에 목이 눌린 남자는 벌개진 얼굴로 여자에게 항변했다.
“아주머니. 왜 그러세요. 네?”
남자는 밀치듯 여자를 밀어냈다. 여자는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치마가 말려 올라갔다. 여자는 후다닥 손으로 밀어내리더니 벌떡 일어나 다시 달려들어 남자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니넘은 내 남편보다 더 못된 놈이여. 그래, 버스가 오면 뛰어들어 죽겠다고? 목숨이 그리 호락호락해? 니 목숨이 인스턴트야? 죽긴 왜 죽어, 젊은 놈이 왜 죽어! 나도 혼자 힘들고 서러워도 이렇게 견디고 사는데, 젊은 놈이 안창살 같은 생명을 도로 바닥에 내던지겠다고? 에라이, 나쁜 놈아!”
여자는 두 손으로 남자의 양 뺨을 내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