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빈

소설 > 일반  by 전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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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분야
소설 > 일반
작가
전영수
출판형태
전자책
파일형태
파일크기
3.86MB
출판사
부크크
ISBN
일반 판매용
출판일
2015.08.14

저자 소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이하 약력 생략)

뒤늦게 책을 쓰기로 생각하니 아쉬운 게 한둘이 아니었다.
글을 쓰면 거울이 앞에 떠오른다.

- 그림과 그리움
- 무저갱에서 온 방문객
- 범냇골 1972
- 마리아를 다시 보라

부족하지만 독자들에게 작고도 여운이 긴 즐거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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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Chapter 1 애송이 3

Chapter 2 위 협 111

Chapter 3 몸부림 197

Chapter 4 진 실 309

Chapter 5 파 국 397

Chapter 6 변 형 493

용어 설명 519

카야 박사의 저택에서의 만찬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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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21세기 초반 이후 한국이 세계를 향해 도약하고 있을 때, 본토 서남쪽 해양 17Km 거리에 세워진 430만 제곱 미터 크기의 인공섬 도시 글로벌 아일랜드 시티에서 "꿈의 주도권"을 두고 무서운 암투가 벌어진다.
젊은 닥터 캘빈은 드림캡슐과 다양한 팔로우잉의 방법을 통해 황진하면서 환자들을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치료한다. 그는 정신분석학회, 언론계, 군부, 청부살인자들의 감시와 통제 속에서 꿈의 진료를 통해 인간 행복과 사랑을 실현시켜나간다.

오래된 사랑과 배신, 이별과 희망, 전쟁과 평화 사이의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신이 허락한 ODB(촉발기)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친다. 두 발을 땅에 디딘 채 세상과 영적 세계 사이에서 그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사소한 이유로 아무 생각없이 집어들었는데 횡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이 내게 있어 그런 경우였다. 550페이지가 넘는 대작이고, 잘 읽히며 재미마저 지녔다. 내가 과문해서인지 처음 보는 작가인데, 후속작이 아-주 많이 기대된다. 꼭 한번 읽어보시길... "
--- 독자, 독서짱(book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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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캘빈, 당신은 내 꿈을 다르게 본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퍼즐이나 퀴즈가 아닌, 스토리텔링으로 봅니다. 부인은 좀 겁이 나기도 했고, 가슴이 콩닥거리기도 했지만, 흥분하고 두려워할 줄 아는 튼튼한 심장을 가졌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군요.”
“그래서요......”
“테일러 부인, 제가 부인의 꿈을 조금 들여다본다면, 불쾌하시진 않겠습니까.”
자신의 꿈을 들여다본다니, 캘빈의 황당한 요청에 환자는 어깨를 움츠렸다. 캘빈의 진료실에는 마음의 안정을 위해 눈을 둘 만한 푸른 들판을 그린 그림이나 벽지 배경이 없었다. 이리저리 둘러보던 여자는 머쓱한 표정을 캘빈에게로 향했다. 캘빈이 말했다.
“꿈을 남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부인께서 제대로 꿈을 치유받고 싶어하는 건지도 모릅니다만.”
“내가 꾼 꿈을 남에게 보여줄 수 있단 말이오?”
노부인은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의 두 눈이 커졌다.
“아니, 내 꿈을 캘빈 당신이 볼 수 있단 말이요?”
“아마도요.”
여자는 속곳의 일부가 삐져나오기라도 한 듯 눈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세상에, 말세라더니, 의학이 흉측하게 발전하는 모양이구먼. 캘빈, 에드워드 하이드보다는 헨리 지킬 같은 의사에게 치료받고 싶군요.”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테일러 부인께선 자신의 꿈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었던 적이 없었습니까.”
“물론, 없어요. 가만, 왜 없었을까. 하긴, 기분은 꿈 때문에 이미 망가져버리곤 했으니까.”

***** (중략)

잠시 후, 테일러 부인과의 대화진료가 시작되었다.
“드림캡슐에서 꿈을 꾸셨나요.”
“네. 또 그 악몽을 꿨어요. 그렇게 꾸도록 조종하는 기계인가요. 원장님?”
“그건 아닙니다. 뇌리, 그러니까 해마와 전두엽에 강하게 오랫동안 남아 있는 정보에 자극을 가하는 장치이죠.”
부인은 이해가 안되는 표정으로 캘빈을 쳐다보았다.
“부인이 전에 하신 이야기는 꿈에서 본 그대로인가요.”
“분명하진 않지만 그랬어요.”
“왜 그런 꿈을 꾸었는지 이야기하실 수 있습니까.”
“......”
부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말해 봤자 달라질 건 없다는 경험적 반응이었다. 캘빈은 잠시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테일러 부인, 오래된 기억은 해마에 남아 있게 된다는 사실은 잘 아실 겁니다. 지난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전두엽에서 기억을 작동시키지요.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든, 전두엽이 손상되면 기억은 물론 감정 억제까지 힘들어지게 됩니다. 다시 문을 열게 될 때에는 그 기억에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을 테고, 아니면 지워져버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부인의 경우는 꿈의 기억에 덧칠을 해버린 경우이니까, 뇌의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봅니다. 뇌와 무관한 문제라면 마음의 문제이겠죠.”
테일러 부인은 여전히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부인은 나무숲과 하얗게 벗겨진 나무를 왜 무서워했나요.”
그의 말과 동시에 부인은 흠칠했다. 캘빈은 한마디 더 내놓았다.
“테일러 부인, 치마를 왜 찢었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아니, 저, 정말로 보셨구먼. 정말로......”
테일러 부인은 손수건을 눈으로 가져갔다. 손이 몹시 떨고 있었다.
“난 몹쓸 계집으로 자랐다오.”
“그게 아니라, 그런 여자로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진 것 같더군요.”
캘빈은, 될 수 있으면 자신이 보았던 내용을 일일이 밝히지 않는 게 더 실리적이라는 사실을 깜빡 잊고, 말을 해버린 게 후회스러웠다.
“......”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캘빈은 대화진료 경험상 침묵이 침이나 묵보다 더 유용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대화자의 입은 대화자 스스로가 열 때 가장 진실된 말이 나오는 법이다. 잠시 후 테일러 부인은 돌아가겠다고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캘빈의 사무실을 나갔다. 문을 나서기 전 여자는 바닥을 응시한 채 작은 소리로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의사 선생,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