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투르스로의 여행 (상) A Voyage to Arctu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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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분야
소설 > SF소설
작가
데이빗 린지 지음 / 고장원 옮김
출판형태
종이책
인쇄컬러
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A5
페이지수
262p
출판사
부크크
ISBN
9791158111342
출판일
2015.05.08

저자 소개

데이빗 린지는 20세기 스코틀랜드 환상문학 작가들 중 주요한 1인으로 꼽히는 동시에 미국의 과학소설 연구학자 로벗 E. 스콜즈(Robert E. Scholes)와 에릭 S. 랩킨(Eric S. Rabkin)이 그들의 공저 [과학소설; 역사, 과학, 비전 Science Fiction: History, Science, Vision; 1977년]에서 ‘20세기 10대 SF’의 하나로 꼽은 장편소설 [아크투르스로의 여행 A Voyage to Arcturus; 1920년]의 저자다. (이 연구서는 우리나라에도 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그의 괴작(怪作)들은 첫 출간 당시에는 시대를 앞서 가는 파격과 독창적인 형식실험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차츰 독자와 평단의 재평가가 이뤄졌다. 이윽고 1970년대에 들어 스콜즈와 랩킨은 작가의 데뷔작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을 과학소설의 역사에서 H. G. 웰즈의 [타임머신]이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에 버금가는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보다 훨씬 앞서 작가의 모국인 영국에서는 1930년대 말부터 이미 C. S. 루이스(Lewis)가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을 재발견하여 문학계 지인들에게 필독을 권하는 전도사로 나섰다.

자신의 작품세계에서 드러나듯이, 린지는 고향인 스코틀랜드 특유의 환상문학 뿐 아니라 스칸디나비아 영웅설화와 과학소설의 초기 선구자들인 줄 베르느와 라이더 해거드(Rider Haggard) 그리고 로벗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의 작품들을 즐겨 읽었다.

그 결과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진정한 실재(혹은 실존)에 물음표를 제기하는 데이빗 린지의 세계는 스코틀랜드 환상문학의 선배인 조지 맥도널드(George MacDonald)와 초현실주의 및 마술적 리얼리즘을 표방하는 앨러스데어 그레이(Alasdair Gray) 같은 현대 작가들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읽힌다. 그 대표적인 예가 린지의 데뷔작이자 가장 널리 알려진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이다.

여기에는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스코틀랜드 환상문학 작가들의 영향이 암묵적으로 보이는데, 린지는 평소 조지 맥도널드의 작품을 자주 접했다고 한다. 또한 린지는 독일어를 독학하여 니체와 쇼펜하우어를 원서로 독파하는 학구열을 보여주었다. 이 독일 철학자들의 허무주의 사상은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에서 그로테스크하게 변형되어 인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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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소개

고장원은 SF평론가이자 작가이다. 이외 주요 경력은 아래와 같다.

2011~15년 사이언스타임즈 고정 컬럼니스트
2014~15년 과천과학관 주최 제1회, 제2회 SF어워드 심사위원
2010년 과천과학관과 과천시 공동주최 국제SF영화제 집행위원
2007~8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이 주최한 드라마/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심사위원
2005년 9월~2006년 6월 서울벤처정보통신대학원 대학교 초빙교수
2004~2006년 과학문화재단 후원 동아사이언스 주최 과학기술창작문예에서 과학소설 부문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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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상권) 차례

(하권)은 2015년 6월중 출간 예정입니다.

▶ 등장인물 ....................................................................................... 6

1. 강령회(降靈會; The Seance) ................................................ 13
2. 거리에서(In the Street) .......................................................... 31
3. 스탁니스 천문대(Starkness) ................................................. 39
4. 목소리(The Voice) .................................................................... 45
5. 출발하는 날 밤(The Night of Departure) ....................... 52
6. 토맨스의 여인, 조이윈드(Joiwind) ..................................... 62
7. 파나위(Panawe) ......................................................................... 85
8. 루션 평원(The Lusion Plain) .............................................. 104
9. 오시액스(Oceaxe) ................................................................... 117
10. 타이도민(Tydomin) ............................................................. 145
11. 디스콘에서(On Disscourn) ............................................... 175
12. 스파데블(Spadevil) .............................................................. 188
13. 자궁발광 숲(The Wombflash Forest)............................ 210
14. 폴크랩(Polecrab) .................................................................. 217

▶ 작가와 작품에 관해 ..............................................................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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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1. 환상성이 강한 스토리

고정관념과 기존 인식을 연이어 뒤엎는 기이한 설정과 플롯으로 유명한 SF환타지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은 ‘20세기가 낳은 주요 언더그라운드 소설들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난해하고 복잡하며 도발적이다. 영매로 추정되는 거구의 사내 마스컬은 친구 나잇스포어와 함께 런던의 한 강령회에 갔다가 난데없이 불청객으로 뛰어든 크랙이란 사내로부터 연성계인 아크투르스의 행성 토맨스로의 여행에 초대받는다. 역행광선에 견인되는 기이한 우주선으로 목적지까지 불과 19시간 만에 도착한 마스컬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처구니없게도 자신만 덩그러니 홀로 있는 것이 아닌가. 설상가상으로 그는 자신의 몸이 낯설고 새로운 감각기관들이 다수 달린 외계인의 신체로 변한데다 자신을 꼬드겨 우주선에 태운 크랙이 여기서는 악마로 여겨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후 마스컬은 토맨스의 불가사의한 신비 속에서 자신이 여기까지 불려온 진정한 이유를 캐나가기 시작한다.

여기서 주인공이 조우하는 토맨스의 주민들은 외견상 지구인과 차이가 나는 점이 여럿 있지만 그 본질은 우리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다분히 풍자적이다. 예컨대 똑같은 토맨스인이라도 특수한 감각기관을 이롭게 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개중에는 인위적인 세뇌를 통해 사람들을 교화하려는 사이비 메시아도 등장한다.

주인공 마스컬이 이 각양각색의 외계인들 뿐 아니라 이 세계를 창조한 창조주와 부대끼며 겪는 일련의 오디세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때 이국적인 행성의 원주민들과 사물들이 자아내는 초현실적인 환상성은 작가의 의도를 더욱 흥미롭고 부각시키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한다.

2. 시종일관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이야기 형식

이 장편소설을 규정짓는 가장 큰 특징은 전복적 가치의 일상화다. 지구에서 약 100광년(실제 천문학상으로는 36.7광년) 떨어진 아크투르스 태양계의 기이한 행성 토맨스를 여행하는 한 지구인의 모험과 그로 말미암은 내적인 사색을 그리는 과정에서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읽는 내내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일반소설의 전통적인(또는 전형적인) 독해방식 뿐 아니라 과학환상소설(Science Fantasy)의 통상적인 플롯과도 과감한 결별을 선언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은 독자가 나서 자라며 체득해온 기성사회의 모든 인습과 편견으로부터 해방되어 과감히 전복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물질적으로 뿐 아니라 영적으로 특화된 외계공간을 제시한다. 단지 이국적인 외계공간을 주인공의 모험을 위한 희한한 눈요기꺼리 공간으로 제공하는데 급급해하는 펄프 과학소설과 달리, 세계최초의 펄프 SF잡지가 탄생하기 약 6년 전 영국에서 출간된 이 장편소설은 토맨스라는 지구와는 동떨어진 시공간에서 전적으로 새로운 인식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이다.

특히 그러한 시도는 단지 육신(오감)이 감각할 수 있는 선에 그치지 않고 내면적 성찰을 요하는 단계까지 나아간다. 결과적으로 일반소설은 쉽게 엄두내기 어려운 내러티브 형식을 취하고 있을 뿐 아니라 통상적인 과학소설이나 복고주의에 경도된 환상소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영역까지 깊숙이 탐구해 들어간 작품이 바로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이다.

3. 콜린 윌슨과 [아크투르스로의 여행]

린지와 그의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 1960년대 말의 공로자로는 출판업자 베티 발렌타인(Betty Ballantine)과 영국의 작가이자 평론가 콜린 윌슨(Colin Wilson)을 빼놓을 수 없다. 국적을 불문하고 둘 다 이 장편이 주옥같은 고전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었다.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을 잊힌 천재의 소산이자 20세기 가장 위대한 책들 중 하나로 꼽은 윌슨은 1965년 린지에 관한 평론을 썼을 뿐 아니라 1967년에는 한 여자대학에서 강의할 때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을 교재로 사용했다. 그는 톨킨의 저작들을 미국에서 펴낸 발렌타인 출판사가 [반지의 제왕]이 거둔 엄청난 성공에 고무된 나머지 영국의 또 다른 환상소설을 펴내려 물색 중이라는 소문을 듣고 거두절미하고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을 추천하는 편지를 썼다.

마침내 발렌타인 출판사는 이 장편을 1968년 11월 ‘발렌타인 어른용 환상소설 시리즈’(Ballantine Adult Fantasy series)의 일환으로 출간했다. 초판 출간 이래 발렌타인판 [아크투르스로의 여행]이 갖는 중요한 의미는 이것이 페이퍼백 판형으로 처음 나왔다는 사실이다. 골랜즈 출판사도 이 장편을 대략 십년마다 하드커버로 재간해왔지만 (적어도 미국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전달되자면 아무래도 페이퍼백 판형의 출판이 절실했다.

발렌타인 사의 이 같은 결정은 [반지의 제왕]의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은 덕분이다. 당시만 해도 톨킨에게 매료된 미국 독자들은 그와 유사한 환상소설이라면 일단 거부감 없이 읽으려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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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은 모두 네 개였는데 그중 하나가 나머지 것들보다 더 컸다. 그보다 작은 병들은 길이가 약 20cm였다. 전부 다 어뢰 모양이었지만 밑바닥은 평평해서 똑바로 세워 놓을 수 있게 생겼다. 작은 병 중 두 개는 비어 있는데다 마개가 닫혀 있지 않았다.

다른 병들은 투명한 액체가 담겨 있었고 괴이한 모습의 노즐처럼 생긴 마개가 달려 있었다. 이 마개들은 병 옆으로 반쯤 내려온 걸쇠 및 얇은 쇠막대와 연결되어 있었다. 병마다 라벨이 붙어 있었지만 세월에 변색되어 뭐라 써있는지 알아보기 어려웠다.

마스컬은 내용물이 든 병들을 창가 테이블로 가지고 가 겉에 뭐라 씌었는지 햇빛에 비추었다. 나잇스포어가 친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뒤로 물러났다.

큰 병에 씌어있는 글을 ‘태양 역행 광선(Solar Back Rays)’이라 판독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다른 병에는 보존상태가 좋지 않아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아크투루스 역행 광선(Arcturian Back Rays)’이라 씌어있는 듯했다.

마스컬은 고개를 들고 호기심에 찬 눈으로 친구를 바라봤다. “자네, 전에 여기 와본 적 있나, 나잇스포어?”

“크랙이 메시지를 남겼을 거라고 짐작한거야.”

“음, 모르겠군, 이게 메시지일까. 하지만 이래가지고는 우리한테 아무 의미도 없잖아, 좌우간 나한테는 그래. 대체 역행광선이 뭐야?”

“광원(光源)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빛” 나잇스포어가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그게 어떤 종류의 빛이냐는 거야.”

나잇스포어는 대꾸하고 싶어 하지 않아 보였지만 마스컬의 눈이 뚫어지게 그를 쳐다보고 있었기에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빛이 밀어낼 때와 마찬가지로 잡아당기지 않는다면 꽃들이 어떻게 해서 태양을 따라 고개를 돌리는 방법을 터득했겠나?”

“모르겠네. 하지만 요점은 이거야, 이 병들을 어디에 써먹으라는 거지?”

이렇게 말하며 그가 한 손에 쥐고 있던 작은 병을 다른 손으로 무심코 툭 건드리는 바람에 병의 쇠막대가 테이블에 걸려버렸다. 그는 멈추려 했으나 손이 이미 내려가 버린 가운데 병이 별안간 시야에서 사라졌다. 병은 테이블 밖으로 굴러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실제로 눈앞에서 감쪽같이 없어진 것이다. 어디에도 없었다.

마스컬은 테이블을 쳐다보았다. 잠시 후 눈썹을 치켜 올리며 그는 나잇스포어에게 미소를 지었다. “메시지가 갈수록 난해해지는데.”

나잇스포어는 지루해보였다. “마개가 열린 거야. 내용물은 태양을 향해 열린 창으로 달아나며 병까지 함께 데려가 버렸지. 하지만 병은 지구 대기권을 지나며 타버릴 걸. 내용물은 흩어져버려서 태양까지 닿지도 못할 테고.”

귀 기울여 듣고 있던 마스컬에게서 미소가 사라졌다. “남은 또 한 병으로 실험해본다 해서 문제될 게 있을까?”

“그건 찬장의 제자리에 갖다놓게.” 나잇스포어가 말했다. “아크투르스는 아직 수평선 아래에 있네. 그러니 지금으로서는 이 집을 철거해야 성공할 수 있을 걸.”

마스컬은 창가 앞에 선 채 햇살이 내리 쬐는 황무지를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크랙이 나를 어린애처럼 다루는군.” 이내 그가 말했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정말 어린애인지도... 나의 회의주의가 크랙에게는 아주 가당치도 않아 보였겠지. 하지만 녀석은 왜 내가 이 모든 사실을 스스로 깨닫도록 놔두었을까? 물론 자네는 빼고 말이야, 나잇스포어... 그나저나 크랙은 몇 시 쯤 여기에 올까?”

“새벽이 되기 전에, 내 예상이 맞는다면.” 친구가 대답했다.

------------------------------------------------ 본문 41~4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