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란 무엇인가?

인문사회 > SF 장르  by 고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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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분야
인문사회 > SF 장르
작가
고장원
출판형태
종이책
인쇄컬러
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A5
페이지수
610p
출판사
부크크
ISBN
9791158111113
출판일
2015.04.09

저자 소개

- SF평론가, 작가
- 2014~16년 과천과학관 주최 제1회, 제2회 SF어워드 심사위원
- 2010년 과천과학관과 과천시 공동주최 국제SF영화제 집행위원
- 2007~8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이 주최한 드라마/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심사위원
- 2005년 9월~2006년 6월 서울벤처정보통신대학원 대학교 초빙교수(디지털 마케팅 전공)
- 2004 ~ 2006년 과학문화재단 후원 동아사이언스 주최 과학기술창작문예에서 과학소설 부문 심사위원
- [주간경향], [사이언스타임즈], [SK이노베이션 블로그] 등에 SF컬럼 장기연재

* 저자의 출간 저서
(이하 저서 이외에는 모두 부크크에서 POD방식으로 출간되었습니다.)
- 2017년 3~4월 출간예정 [SF의 힘], 추수밭(단독저서): SF와 과학을 접목한 미래학 에세이집
- 2012년 12월 [연애소설 읽는 로봇], 사이언티카(공저): 과학소설 창작단편집
- 2008년 9월 [세계과학소설사], 채륜출판 (단독저서) : 세계 과학소설의 역사서
- 2008년 5월 [SF의 법칙], 살림출판사 (단독저서) : 과학소설 개론서
- 2008년 2월 [얼터너티브 드림], 황금가지(SF소설집, 공저) : 과학소설 창작단편집
- 2005년 [상대성 이론 그 후 100년], 궁리출판 (공저) : 문화비평서
- 2003년 [SF로 광고도 만드나요?] , 도서출판 들녘(단독저서) : SF 문화비평서

* 발표 논문
- “스타니스와프 렘 : 신랄한 풍자가인가, 겸손한 불가지론인가?”, 독일어문화권연구 제18집, 서울대 독일어문화권연구소, 2009년, 289~322쪽 (폴란드 과학소설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에 대한 작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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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차례

▶ 읽기 전에: 가 출간되기까지 ...............................................................................................9

▶ 머리말: 과학소설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21세기 .................................................................................15

▶ SF DNA I: 과학소설, 네 정체가 무엇인고? ......................................................................................................29
▫ 과학소설은 변화의 문학이다!
▫ 과학소설은 열린 소통의 문학인가?
▫ 바람직한 과학소설 vs. 통속적인 과학소설
▫ SF는 변화의 앞날을 고민하는 문학
▫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만나는 과학소설

▶ SF DNA II: 과학소설과 환상소설의 차이 ........................................................................................................79
▫ 상상소설의 두 갈래: 과학소설과 환상소설
▫ 과학소설과 환상소설은 어떻게 다른가?
- 사실성(Reality): 실재하거나 향후 실재할 가능성의 여부
- 작품이 추구하는 목적 1: 변화를 다룰 것인가, 아니면 소망을 담을 것인가?
- 작품이 추구하는 목적 2: 과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한 사변소설인가, 신화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역사소설인가?
- 지향하는 시제
- 주요 등장인물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
- 미지의 대상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
- 멀티미디어 내러티브의 경우: 특수효과의 차이가 아니라 자연의 물리법칙에 대한 적확한 재현 여부가 장르 구분의 관건
- 수용자 층의 성별 차이
▫ 과학소설과 환상소설의 경계가 명쾌하게 분리되기 어려운 까닭
▫ 규칙준수! : 상상소설로서 과학소설과 환상소설의 공통점
▫ 과학소설과 환상소설의 공존은 가능한가?
- 과학소설과 환상소설을 하나로 만들어 창작하는 작가들
- 마법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과학: 아서 C. 클락의 제3법칙
▫ 결론: 과학소설과 환상소설의 구분은 필요하다!

▶ SF DNA III: SF의 양극단, 하드 SF vs. 소프트 SF ..........................................................................................146
▫ 과학소설계의 내분? : 추구하는 관심사가 각기 다른 하드SF와 소프트SF
▫ 하드(Hard)SF
▫ 소프트(Soft) SF
▫ 하드SF와 소프트 SF의 경계는 어떻게 구분될까?
- 입장 1. 하드SF가 되려면 되도록 현대과학과 상충되지 않아야 한다.
- 입장 2.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어도 논리적 일관성만 있으면 하드SF가 될 수 있다.
- 입장 3. 다루는 대상이 자연이든 인간이든 진지하게 대하면 다 하드SF 아닐까?
▫ 하드SF 작가들과 작품들
- 하드SF 계열에 속하는 과학소설 작가들
- 하드SF 계열에 속하는 주요 작품들
▫ 결론: 하드SF와 소프트SF는 과학소설의 발전을 위한 테제와 안티테제

▶ SF Rules: SF가 SF다워지기 위해 지켜야 할 약속들 ....................................................................................198
▫ 과학소설은 아이디어 문학이다.
▫ 과학소설은 과학적 근거가 전제되어야 한다. 단 그 기준을 적용하는 잣대에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 과학소설의 과학은 더 이상 '자연과학'만 의미하지 않는다.
▫ 과학소설의 주인공은 등장인물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독창적 세계다.
▫ 과학소설이 미래를 반드시 예언할 필요는 없다. 미래에다 현재를 투영해보는 사고실험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
▫ 과학소설은 변화를 적극 담아내야 한다.
▫ 사변소설도 넓은 의미에서 과학소설에 포함된다.
▫ 과학소설의 사건은 세상에서 독립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세상을 뒤바꾸어 놓을 확률이 높다.
▫ 과학소설도 문학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일반문학과 다르지 않다.
▫ 과학소설은 과학을 디디고 올라선 문학이다!

▶ SF 품질 논쟁: 과학소설은 이류문학인가, 일류문학인가? ..........................................................................251
▫ 현대 산업문명이 낳은 문학, 과학소설의 가치 논란
▫ 과학소설, 그 존재의 가벼움; 또는 과학소설이 너무 경박하다 못해 황당하다고 경멸하는 시선에 대하여
▫ 과학소설, 그 존재의 무거움; 또는 과학소설이 너무 진지하다 못해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과 그 묵직한 무게를 감당하고픈 마음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 과학소설은 일반 순문학소설의 서자(庶子)인가, 아니면 오히려 전체집합인가?

▶ 과학소설에서 문학성을 논할 수 있는가? .......................................................................................................298
▫ 우리나라 과학소설 시장의 양적 성장과 문학성 시비(是非)
▫ SF의 뉴 웨이브: 과학소설의 문학으로서의 거듭나기
▫ 뉴 웨이브 이전의 SF에서의 문학적 실험
▫ 과학소설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전망: 스타니스와프 렘의 필립 K. 딕 독해
▫ 결론: 문학의 질을 재는 잣대는 장르가 아니다.

▶ 과학소설의 미래, 형보다 잘 나가는 아우들 사이에서 문학의 입지는 여전히 유효한가? ..................................................................................................................................................................................... 351
▫ SF 장르에 대한 오해, 어느 정도 심각한가?
▫ 평론가들이 오히려 오해를 부추긴다?
▫ 왜 SF 본연의 관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한가?

▶ SF學: 과학소설도 학술적인 연구대상이 될까? ..........................................................................................379
▫ 과학소설을 학술적으로 연구할 가치가 있을까?
▫ 과학소설 연구로 학점 또는 학위를 주는 나라들 : 영국, 일본 그리고 중국 대학들의 경우
▫ 아직 부족하지만 점차 관심이 높아지는 국내학계의 과학소설 연구
▫ 과학소설을 학술적으로 진지하게 연구하는 이유는?

▶ 과학소설의 국내 출판시장 확산전략을 위한 제언 ...................................................................................412
▫ 원인: 무엇이 과학소설 시장의 성장을 방해하는가?
▫ 출판사업자 대응전략
▫ 시장전반과 산업 차원에서의 대응전략

▶ 부록 1: , SF영화는 얼마나 하드(Hard)해질 수 있을까? .....................................................................................................................................................................................472

▶ 부록 2: 과학소설의 Best of Bests 추천목록 ..............................................................................................502
▫ 미국 과학소설 출판시장의 흥미로운 지표 두 가지
▫ 적어도 당분간은 유효한 과학소설의 Best of Bests?
▫ 과연 과학소설의‘왕 중 왕’을 가리는 것이 가능할까?
▫ 현대과학소설의 ‘왕 중 왕’을 뽑기 위한 비교대조표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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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과학소설의 본질을 A부터 Z까지 다룬 국내최초의 SF문학 개론서!

오늘날 SF는 영화와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컴퓨터 게임 같은 대중문화산업에서 각광받는 컨텐츠 중 하나다.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은 이 같은 SF 파생 컨텐츠의 원류로 근 2세기에 가까운 연륜을 지닌다.

그러나 막상 SF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는 생각보다 깊지 않거나 상당부분 왜곡되어 있다. 주된 원인은 오늘날 SF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청각 매체 기반의 SF 파생 컨텐츠가 아이디어의 원천인 과학소설의 본질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번지르르한 영상특수효과를 번쩍이느라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과 우주를 돌아보는 사고실험의 문학이라 일컬어지는 과학소설의 실체는 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으며, 다른 문학과는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또한 과학소설을 과학소설답게 하는 규칙은 무엇이며 그러한 결과물들 가운데 역사상 걸작으로 꼽을만한 작품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본서 는 과학소설의 정체성에 관한한 A부터 Z까지 포괄적으로 따져보는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과학소설 개론서다.

이 책의 상세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서문에서는 우주엘리베이터를 필두로 우리가 상상해온 것들이 어느덧 하나둘씩 실현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과학소설의 의미를 짚어본다.

본문 첫 번째 글은 과학소설의 정의를 포괄적으로 다룬다. 이 책에서 제일 기본이 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 다음 두 글은 과학소설 안팎을 비교한다. 하나는 과학소설이 환상소설 같은 유사장르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다른 하나는 과학소설계 안에서도 하드SF와 소프트SF가 어떻게 다른지를 여러 잣대들을 놓고 구체적으로 비교해가며 설명한다.

이어 과학소설이 과학소설다워지기 위해 지켜야 할 약속들을 조목조목 짚은 글은 원래 원고의 원본을 다시 손본 것이다. 살림출판의 문고판은 90여 쪽 안에 완결되어야 한다는 출판사의 요구에 따르다보니 책으로 만들어진 최종원고는 애초 원고 초고보다 분량이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는 잘려나간 내용을 다시 복원하고 일부 내용은 업데이트 해서 다시 실었다.

과학소설의 가치논쟁을 다룬 글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책의 골간이다. 여기서는 과학소설을 이류문학으로 보는 조악한 시선에 대한 반론을 펴는 동시에 정반대로 이 장르문학을 지나치게 이상화한 나머지 여타의 모든 문학형태보다 우월한 미적 양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한다.

다음에는 영화와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컴퓨터 게임 기반의 SF 파생컨텐츠의 선전(善戰)으로 인해 오히려 과학소설이 이 장르의 간판스타 자리에서 밀려나는 최근 현상에 대한 소회와 입장을 짧게나마 다룬다. 핵심은 과학소설이 동생뻘의 파생 컨텐츠들에 밀려나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본연의 정의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소설의 문학성을 역사적인 개관과 맞물려 살펴보는 글은 이 장르문학의 잠재력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새삼 알려줄 것이다.

다음에는 미학적 논의 못지않게 학술연구의 대상으로 부상한 과학소설의 위상을 다룬다. 주마간산이나마 국내외 학자들의 과학소설 연구현황을 소개한 이 글은 향후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원하는 이들에게 애쓴 보람이 중복되지 않도록 유용한 가이드가 되길 기대한다.

본문 마지막에 가서는 먼저 척박한 우리나라 과학소설 출판시장을 진단한 다음, 이러한 현실에서 시장을 키우기 위해 모색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개별출판사와 출판 산업 양자의 관점에서 논의한다.

이 책의 말미에는 부록 두 가지를 추가했다.

하나는 영화 에 대한 분석으로, 영화평론가들의 인문학적 인상비평과는 달리 하드SF 차원에서 이 영화가 얼마나 하드한 설정에 충실했는가를 사례별로 일일이 따져가며 검증한다.

이 분석사례는 앞에서 하드SF와 소프트SF의 차이를 논한 글에 대한 구체적인 참고주석으로 읽어주시기 바란다.

다른 하나는 역사상 고전으로 남을만한 해외 과학소설 걸작들에 대한 소개다. 단, 여기에서 언급되는 작품들은 필자 개인의 주관적인 추천과는 무관하다. 대신 시각이 각기 다른 12종의 추천목록 가운데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작품들만 다시 추려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가 과학소설의 고전들을 읽고자 할 때 비교적 객관적으로 참고할만한 잣대가 되리라 본다.

이 공통목록은 독자뿐 아니라 향후 과학소설을 출간하고자 하는 편집자나 출판기획자에게도 해외반응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기초자료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본다.

고전 작품들에 대한 소개 글 바로 뒤에는 추천목록 12개에서 언급된 모든 과학소설들을 중복 타이틀을 제외하고 한데 모아 실었다. 이 총목록이 평가표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은 애초에 공통목록을 작성하기 위한 배점표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는 필자가 이런저런 욕심을 부리다 보니 600여 쪽이 훌쩍 뛰어넘는 두툼한 분량이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과학소설을 이제까지 이렇게 총체적으로 접근한 사례가 없다보니, 처음 시도하는 일이 으레 그렇듯 생각이 짧고 안목이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을 터이다. 그러니 첫술에 배부르랴 하는 아량으로 이 책을 읽어주신다면 필자로서야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부디 가 작은 디딤돌이 되어 과학소설에 관해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영미권 출판시장과 해외의 관련학계 못지않은 비평적 공론의 장이 마련되는 날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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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설을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는 두 부류의 사람들: 과학소설, 그 존재의 무거움; 또는 과학소설이 너무 진지하다 못해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과 그 묵직한 무게를 감당하고픈 마음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지금까지 필자는 과학소설을 경박하고 보잘 것 없다고 우습게 여기는 시선에 대한 반론을 피력하였다. 이번에는 반대로 오히려 과학소설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필요 이상으로 대단하게 여기는 입장을 따져보기로 하자.

가치란 측면에서 과학소설의 무게를 달아본다고 했을 때 그 무게를 무겁게 매기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다. 하나는 과학소설 자체가 과학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하므로 일반 독자가 읽기에 부담스럽다고 속단하는 유형이고, 다른 하나는 도리어 그렇기 때문에 과학소설이야말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가장 합리적이고 설득적인 창(窓)이라고 자부하는(?) 유형이다.

이들이 각기 어떤 사람들인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전자가 과학소설을 전혀 읽어보지 않았거나 과학소설에 대한 어렴풋한 인상만으로 재단하려는 편견을 지닌 이들인데 반해, 후자는 과학소설에 대한 열혈팬으로 하루의 대부분을 과학소설에 대한 가치논쟁으로 보낼 마음의 준비가 언제든 되어 있는 이들이다.

과학소설에 대해 어설프게 떠들어대는 이들에게는 묵직하리만큼 과학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면서 내용 또한 흥미진진해서 읽는데 별 어려움이 없는 작품들을 직접 읽어 보도록 권하는 것 이상으로 좋은 해결책이 또 있을까? 약간 골치 아픈 문제가 남아 있긴 하다.

사실 과학소설이 소설이라고는 해도 누구나 술술 넘어가며 읽을 수 있는 장르는 아니다. 특히 하드SF 계열에 속하는 작품들을 과학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읽으려면 전후맥락의 이해를 위한 사전 지식과 능동적인 사고를 위한 정신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아서 C. 클락(Arthur C. Clarke)의 와 로벗 L. 포워드(Robert L. Forward)의 는 타임머신의 원리나 광속도로 이동하는 웜홀 개념을 끌어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않던가. 일단 부담 없이 소프트SF류의 작품들을 읽고 난 다음 해당 소설의 과학적 근거를 구태여 알고 싶다면 그제 가서야 관련된 교양과학 서적을 들춰보면 될 일이다.

앞의 유형보다 훨씬 더 골치 아픈 사람들은 과학소설에 깊이 심취된 나머지 이 장르야말로 세상의 모든 비밀을 풀어내는 만물의 이론인양 떠받드는 부류다. 이들은 마치 정치범 마냥 일종의 확신범 같아서 자신들이 펴는 주장이나 논리의 우월성을 근거로 다른 이들의 견해에 대해 코웃음 치기 일쑤다. 사실 과학소설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뿐 아니라 해당 작품마다의 배경을 곱씹어 음미하자면 자연과학에 대한 일정 수준의 지식은 물론이고 정치, 사회, 경제, 심리학에 대한 나름의 조예를 갖출수록 도움이 된다. 나아가서 철학과 역사, 신화에 대한 관심까지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과학소설의 열혈팬들은 이러한 관문을 이미 오래 전에 돌파한 사람들로, 크고 작은 팬클럽이나 팬덤을 근거지로 삼는다. 이들은 경우에 따라 전문가 뺨치는 수준의 지식을 과시하며 작품에 대한 이러저러한 주석과 설명을 달아주는 범상치 않은 내공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가장 큰 약점은 다분히 냉소를 담은 이들의 지적 우월주의가 팬덤의 울타리를 넘어 일반대중에게 전달될 기회가 예나 지금이나 많지 않다는 현실이다. 그래서 이러한 열성파들의 제한된 공간에서의 왕성한 지적 유희는 일반 문학계에서 보기에는 장르문학에 본질적으로 내재된 열등의식을 떨쳐내려는 자의식의 과민반응 쯤으로 치부되기 쉽다. 그 결과 양측의 골은 갈수록 깊어져만 간다.

따라서 이번에는 과학소설 팬덤이 지닌 과학소설 우월주의의 근거에 초점을 맞춰 살펴봄과 동시에 그러한 독선주의가 자초하는 한계에 대해서도 논의하고자 한다. 그러나 본격 논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 과학소설 팬덤의 성격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

------------------------------------------------------- 본문 263~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