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가천대학교 영미어문학과 P-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P-프로젝트는 영미어문학과 3학년을 주요 대상으로 통상 15주인 수업일정을 12주로 조정하면서까지 진행된 특별한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 11월 21일부터 12월 16일까지 4주 동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씩 진행되었습니다.

정규 교육과정이 아니었기에 담당 교수의 새로운 교육철학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는데, 수업계획서에 제시된 교육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근대 산업 사회의 전문가 양성 시스템이었던 대학 교육 제도가 탈근대 시대로 접어들면서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하여 대학 교육 체제의 혁명적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전면적으로 쇄신한 새로운 대학 교육 제도가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요구되는 현재 상황에서 몇 년 내에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가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준비를 제대로 하기 위한 과정이 기존의 교육 제도 방식에 충분히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하기도 하지만 기회이기도 할 수 있는 위기라고 여겨지는 새로운 탈근대 시대의 미래를 개척해나갈 적절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교육과정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세계관에 입각한 새로운 유형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학습 과정, 즉 un-learning과 re-learning을 위한 수업 방식을 학습 참여자와 공동으로 개발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받아온 근대교육의 결과만으로는 1년 후 졸업할 때 맞이하게 될 사회생활에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음을 대학 3학년인 수강생들이 아프게 인식하게 만드는 악역을 담당 교수가 자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한국 청년층의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부각하여 있는 것이 취업, 결혼이나 출산 등으로 대표하는 미래의 삶을 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즉 독립 주체성을 갖춘 사회경제적 시민으로의 능력 부족입니다.

이러한 진단의 결과가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학업에 매진해온 학생 개개인의 잘못에서 비롯한 게 아니라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현재의 세상을 주도하고 있는 기성세대가 근대에서 탈근대로의 시대 전환의 상황 속에서 제기되고 있는 온갖 급박한 도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왔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각각의 개인이 더 열심히 노력한다면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청년층이 총체적인 난경에 빠지게 만드는 근대제도 자체의 대처능력 부족에서 기인하는 어려움임이 분명합니다.

수업목표에서 지적하였듯이 P-프로젝트는 기존의 교육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인정하는 솔직한 마음가짐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므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천대학교가 시대를 앞서가려고 혁신적인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