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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 분야 시·에세이 > 에세이
- 작가
- 백현실
- 출판형태
- 종이책
- 인쇄컬러
- 표지-컬러, 내지-컬러
- 판형
- 46판
- 페이지수
- 105p
- 출판사
- 책낸엄마
- ISBN
- 9791197071591
- 출판일
- 2022.07.01
목차
프롤로그 5
제1장 피는 못 속여
1. 빨래 건조대 11
2. 이불빨래 17
3. 피는 못 속여 25
제2장 이런 변이 있나
4. 채변봉투 35
5. 상록보육원 41
6. 착각 45
7. 푸세식 화장실에 대한 고찰 51
제3장 팔불출
8. 밥통 61
9. 내 아들 남편 딸 67
10. 내린천에서 75
제4장 김치 콩나물국
11. 김치 콩나물국 85
12. 기미 91
13. 도장깨기 97
에필로그 105
도서 정보
얼마 전 아버지가 입원하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병실에 들어서니 열개쯤 되는 줄을 몸에 매달고 계셨다.
복막염이다.
심장 스텐트를 두 개 삽입한 상태라 전신마취도, 수술도 할 수 없다고 한다.
항염제, 항생제 기타 등등. 이름도 알 수 없는 약이 줄을 통해 아버지 몸으로 들어가고 있다.
괜찮다고, 견딜 만하다고, 바쁜데 뭐하러 왔냐고 하신다.
너희들 귀찮고 힘들게 한다며 미안해하는 아버지를 보며 눈물이 났다.
튼튼하던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없다.
베란다 한구석의 오래된 건조대 같다.
사랑한다고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는데
왜소한 아버지가 하얀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
내 아이를 키우며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에서 아버지의 굽은 등이 보인다.
무엇이나 척척 해대던 살림 밥통,
얼마전에는 절대 아플 것 같지 않던 남편이 단단히 병이 났다.
가슴이 먹먹하다
혼자서 그 많은 짐을 지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평생 부려먹기만 했다.
도깨비방망이처럼 두드리면 원하는 모든 게 나오는 철밥통인 줄 알았다.
여기저기 흠집이 나고 찌그러졌는데 모른 척했다.
**
뒤돌아보았다.
아득하다.
가물거리는 기억,
확인되지 않은 사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픔,
그래도 한 번은 마주해야 했던 일들.
나를 만들어 준 고맙고 아픈 순간에는 늘 가족이 있었다.
돌아보는 순간, 그 모든 것이 아름답다.
이 책은 녹록지 않았던 삶의 굴곡을 되뇌어보고,
우리가 잊고 살던 마음들을 소환하는 인생 기록이다.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음을 기억하려는 작은 노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