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대화

소설  by Jay kl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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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분야
소설
작가
Jay klein
출판형태
전자책
파일형태
파일크기
0.89MB
출판사
부크크
ISBN
979-11-272-9664-3
출판일
2020.02.04

저자 소개

모든 취업 준비생이 힘냈으면 합니다.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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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Scene 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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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신과 대화를 해보고 싶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많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힘들거나 고통을 겪을 때마다 쉽게 찾는 것이 신입니다.
누군가는 밤하늘을 보며, 누군가는 종교적 상징물을 보며 얼굴도 모르는 그에게 기도를 드리죠.
아니면 막연히 그를 원망하기도 합니다.

소설에서 취업 준비에 지친 주인공은 그런 그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당신이 신인가요?”

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봐.”」


과연 신은 계속되는 실패로 망가져 가는 주인공을 구원해줄까요?
아니면 본인을 원망하는 주인공에게 벌을 줄까요?

신과 세상 그리고 삶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담은 소설입니다.
‘신과 대화’ 시리즈를 통하여 풀어나가려 합니다.


신과 대화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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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눈을 뜬다. 늘 보이는 천장과 덩그러니 놓여있는 책상. 그리고 그 위에 쌓여있는 희망 고문관들. 내게는 별반 다를 것 없는 오늘이고, 어제였고, 앞으로의 미래일 것 같다.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몇 번 만지며 일어났다. 눈에 붙은 눈곱을 손으로 비벼 떼어 낸다.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핸드폰으로 시계를 보는 것이다.

10:12

요즘은 오전 10시가 넘어 일어난다.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가 않다. 개운해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언젠가 친구가 군인일 때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휴가 나와서 집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너무나도 개운했다고 했다. 전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온몸이 굳은 것 같아 몸을 여러 번 뒤흔들었다.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한번 그리고 위로 팔을 쭉 뻗었다. 그 시간이 참 짧다. 이 침대를 벗어나면 내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난 책상으로 몸을 옮겼다. 무거운 몸을 의자에 던져 넣었다.

오늘 해야 할 건, 어제 했던 것은..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은...

책상에 쌓여있던 놈들 중 하나를 골라 책상에 펼쳤다.

....

12:00

12시가 되면 밥을 먹어야 했다. 배가 고파서 가지는 식사지만, 이 시간이 가장 즐겁다. 부엌으로 나갔다. 아무것도 없는 식탁 위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벽에 걸려있던 시계를 봤다. 언제부터 시간이 맞지 않은 건지 모르겠지만, 팔만 뻗으면 고칠 수 있는 시계를 안 고친지 꽤 됐다. 그리고 다시 식탁 위를 본다. 뭘 먹을지 고민해야 했다. 나만 먹으면 됐다. 이 집엔 나 혼자니깐.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고, 어제 남은 밥과 김을 점심으로 선택했다. 라면도 먹을까..? 고민했지만 귀찮았다. 그냥 그렇게 먹었다. 이것도 감사하게 처 드셔야지 뭐...

밥을 먹으며 하는건 핸드폰으로 세상사를 보는 것이었다.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사건을 두고 여당과 야당이 공방을 놓고 있었다. 집값이 올랐다. 대한민국 경제 성장률이 저조하다. 북한이 도발을 했다. 굶어죽는 서민경제, 취업난이 극심해지고 있다. 등등..

그런 와중에도 연예인 누구는 벤틀리를 몰고 다니며 자신의 부를 자랑하거나, 재벌 기업들의 사업 분야에 몇백 억 투자! 억 억 억! 단위가 억이 넘는 뉴스들로 가득했다. 돈은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내 밥 위에는 차디찬 김치 한 조각이 있었다.

밥을 대충 다 먹고 식탁 위에 얹어져 있던 약봉지를 보았다. 식후에 먹으라고 했는데..
약봉지를 들었다가 다시 제자리에 뒀다. 내 주제에 무슨 약인가 싶었다. 밥을 먹고 나니 오늘따라 머리가 조금 아팠다. 그래서 30초만 쉴 생각으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하...”

소리가 나올 정도로 편안했다. 이대로 그냥 쭉 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누워 있다 잠시 잠에 들고 말았다.

잠에서 어느 정도 의식이 돌아오자 나는 놀란 듯이 깼다. 빨리 공부하러 가야했기 때문이다. 보통 점심을 먹고 나면 가까운 도서관으로 향한다. 집에서 계속 있기보다는 약간의 기분전환 겸, 집에서 공부하는 것 보다 집중도 잘되니깐... 그리고 이 기회가 아니면 사실 집 밖으로 나갈 일이 없는 백수였다.

귀가 조용한 채로 걸은지도 꽤 되었다. 예전엔 월정액으로 결제하고 음악을 청취했었는데, 이젠 여건이 변변치 않았다. 취업하면 다시 월정액으로 음악 청취권을 결제하려고 마음먹었는데,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덕분에 걷는 동안 이런저런 사색을 많이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대체로 즐거운 사색은 아니었다.

도서관에서 내가 매일 앉다시피 하는 자리가 정해져 있다. 그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구석진 자리, 거기가 내 자리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속이 쓰렸다. 도서관에 비치된 정수기로 가 따뜻한 물을 몇 잔 마셨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을 구경한다. 도서관엔 다양한 사람이 오는데, 여기서 물을 잔뜩 마시고 가는 사람도 있다. 정말 잔뜩 마시고 간다. 마치 지금이 아니면 더는 물을 마실 수 없는 것처럼. 내 미래가 그 사람인 것 같고, 사실 그 사람이 나랑 별반 다를게 없는 것 같기도 하다.

...

17:00

창문 너머로 보이는 어두운 도로의 전등과 자동차의 조명이 아름답게 빛났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계절이었지만,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이라서인지, 인도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도 행복할 것 만 같다. 누군가는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케이크를 사갈 수도, 기념하는 날은 아니더라도 친구와 함께 소주 한잔하러 갈 수도 있겠다. 창 너무 저 세상은 참 아름다워 보이는데, 내건 아닌 것만 같다. 책상 위에 펼쳐진 책도 나를 위한게 아닐 거다. 그랬다면 벌써 나는 저들 중의 한 사람이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걸 알면서도 놓지 못 하는게 마지막 희망이라면 희망이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더욱 끔찍한 지옥인 것 같다.
끝을 알 수 없는 터널을 지나 빛이 가득한 세상으로 나왔다는 감동의 성공 이야기들이 오늘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그 터널을 다 지나지 못하고 쓰러져 죽어가는 이들에겐 아무도 관심이 없다. 그들은 그저 패배자일 뿐이었다. 그런 세상이다. 난 그런 세상의 패배자인 것 같다.

책을 덮었다.

도서관을 나왔다. 무릎 늘어난 트레이닝 복을 뚫고 들어온 차가운 바람이 다리 사이를 휘감는다. 성공하면 버려야지 했던 트레이닝 복을 벌써 5년째 입고 있다. 언제까지 이 옷을 입어야 할까 ?

집으로 가는 길에서 많은 사람과 마주친다. 전화를 받으면서 가는 사람, 뛰어가는 아이, 롱 패딩을 입고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 깨끗한 구두에 멋진 양복 차림의 회사원. 다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대부분이 나보다 더 잘 살아가는 것 같고, 나보다 잘나가는 것 같다. 세상엔 너무 잘난 사람이 많다. 당장 인터넷을 봐도, 길거리를 걸어도.. 다들 멋지고 똑똑하다.

평소 다니던 길을 피해 돌아간지도 꽤 됐다. 어릴 적 용돈 받을 때 다니던 비싼 단골 미용실을 더 이상 못가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쉽게 단돈 몇천 원이 아쉬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10년 전 내가 생각한 지금의 나는 잘나가는 나였는데, 누군가가 통쾌해할 만큼 시원하게 빗나가 버렸다.

걸어가다 보면 가끔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

“인상이 참 좋으세요.”

“주님을 믿으셔야 합니다.”

“요즘 일이 잘 안 풀리시죠? 그건 조상님의 한을 풀어드려야 해서입니다.”

얼굴에 호.구. 라고 쓰여 있는지, 누가 봐도 내가 병신인게 보이나 보다.

난 신이 싫다. 신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 신이 있다면 내 기도 한번쯤은 들어주지 않았을까? 설마, 어릴적 크리스마스 때 받고 싶어서 기도했던 그 장난감으로 퉁친건 아니겠지.. 그럼 진짜 개새끼다. 언젠가 녀석을 만나는 날이 온다면 그 잘난 면상에 내 주먹을 꽂아주리라 마음먹는다.

길을 걸으며 보통 이런 사색을 많이 한다...

이런 저런 생각 하면서 걷다 보면, 또 집이 다와 간다. 저기 보이는 아파트들 옆으로 원룸촌이 있는데 그곳이 내가 사는 곳이다.
아파트 꼭대기에서 뜨거운 김이 하늘로 올라가는게 보인다. 그리고 그 아래로 불이 켜진 집들이 많다. 왠지 따뜻할 것만 같은 저 품과는 달리 나는 현재 원룸에서 혼자살고 있다.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원룸비와 생활비를 꾸려야 했기에 비싼 방을 구할 수 없었다. 그건 사치였다. 그래서 가끔 온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 오늘은 잘 나오려나..?

그때, 뭔가에 치였다.

너무 순식간의 일이라 내가 치인건지, 친건지, 뭐와 부딪혔는지 감도 오지 않는다. 방금 길을 건너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 않아서 눈을 떠 봤더니 내 눈앞에 있는 바퀴가 제법 크다. 제법 큰 트럭인 것 같은데, 어디서 보길 대형 트럭 기사들은 사람 쳐서 병원 신세 들면 돈이 더 들기 때문에 확인사살 같은거 하기도 한다는데 나도 하려나..?

바퀴가 내 쪽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분명하다.. 저 큰 바퀴가 내 얼굴을 뭉개려고 천천히 굴러오고 있다. 피할까? 말까? 피하려면 피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 순간 창문 너머로 보이던 그 아름다운 불빛들과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빌어먹을 정도로 따스해 보이는데...

난 그냥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