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디에서 춤을 추고 있는가

시·에세이  by 박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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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분야
시·에세이
작가
박다빈
출판형태
종이책
인쇄컬러
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46판
페이지수
212p
출판사
부크크
ISBN
일반판매용
출판일
2019.09.06

저자 소개

 
· 박다빈
좋은 기분, 균형감, 더 넓은 의식과 이해를
우리 내면에 뿌리 내리도록 돕는 이야기를 씁니다.
정답 대신 하나의 방향을 쓰고,
결과의 완벽 대신 마음의 충만감을 추구합니다.


· 카쿠코 매거진
카쿠코 매거진은 당신에게
쓸 만한 의미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는 친구, 가족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각각의 삶이 가진 특별함입니다.
같이 고민하고 각자 일어서며
당신과 나란히 성장하고 싶습니다.


· 블로그
https://brunch.co.kr/@parkda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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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스스로를 놓치고 찾길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
내가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더라도
누가 내 인생 목적을 건드릴 때
모두가 이루며 살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행복에 대한 관점의 폭
수많은 면으로 이루어진 세상살이
이제는 그 잘못이 인정이 돼요
행복해지려고 사는 인생
화술이라는 예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강아지 꼬리 같은 얼굴을 가지셨네요
내 시작에 대한 타인의 반응
나란히 갔으면 해서
괜찮은 가족 만들기
그렇게 또 살아간다
급체하고 깨달은 것
연민과 사랑
기대와 실망과 인간관계
글쓰기라는 직업
결막염에 걸리고 나서 생각한 것
보이는 마음
사람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는가
약속 없이 살아간다
생각 방치, 위파사나
감은 눈 너머의 세계
가족을 만드는 일
‘내 편’이라는 것에 관하여
왜 그 사람은 이해하고 싶을까
인생이 등산 같지 않아도
어려움은 각자의 일이다
내 음주 생활과 금주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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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이번 책에는 사회 생활과 자기 생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습니다. 요컨대 진정한 자신감을 가져 보고자 고민하고 분투하는 이야기들이 지면 곳곳을 채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일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중요한 일이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나'라는 존재가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간혹 저는 스스로를 배제한 채로 타인을 만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 순간들이 가져오는 결과들에 대해 이리저리 숙고해 보았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부디 도움이 되는 글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문 미리 보기

내가 상대에게 잘해 줬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상대에게는 부담스럽거나 성가신 부분이었을 수도 있다. 내가 그 관계에 정말 최선을 다했어도, 상대는 나로 인해 커다란 불만족을 느낄 수 있다. 상대는 내가 아니어서. 내 예상이 상대의 미래는 아니어서.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라는 타이틀을 만드는 건, 그 사람과 관련된 사실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그 사람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의 마음. 그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이 아니라. 그 타이틀을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건, 그 사람을 관찰하는 사람의 마음이었다. 관찰자의 주관적인 감상(12-13p).

나는 나를 진정으로 표현하지 않는 내 이미지를 내 멋대로 없앨 수 없다. 그건 타인의 마음 안에 있는 거라서. 그런데 나라는 인간의 실체는 언제나 나에게 있다. 내 안에. 타인의 마음 안에 있는 내 이미지를 내가 손댈 수 없듯, 내 안에 있는 내 실체를 바꿀 수 있는 타인도 없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나다. 진짜 내 모습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도 내 주변 곳곳에 존재한다. 그럼 되는 거였다. 세상 모두가 내 실체를 꿰뚫어 보길 기대하면 내가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을 것이었다. 내가 기대야 할 곳은 내 이미지가 아니라 내 실체였다. 그 생각이 든 뒤로, 내 이미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17p).

내가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거에 대고 함부로 왈가왈부하는 사람과는 몇 번 더 만나 볼 수 있지만, 내 인생 자체에 대고 함부로 왈가왈부하는 사람과는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 잘잘못을 따질 것도 없다. 화내고 자시고 할 것도 없고, 그냥 끝인 것이다. 끝. 누군가의 삶을 이루고 일으키는 근본적인 부분을 무시하거나 막 대하는 사람과는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미 거기까지 간 사람에게 조언이나 충고가 먹힐 리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살고, 나는 나대로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24-25p).

원대한 꿈과 기대를 품고 왔지만, 여기서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절망감이 턱밑까지 차올라 버린 찰나에 “지금도 안 늦었다. 죽지 말고 딴 거 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말 덕분에, 오래 잊고 있던 내 열망 하나를 문득 떠올리게 되었을 때. 겁내거나 머뭇거리긴 해도, 그 열망을 따라가 내 인생의 결을 바꾸었을 때. 거기서 생전 처음 느껴보는 행복과 ‘이거다.’라는 안정감을 느끼게 되었을 때. 그렇게 내 계획이 완벽하게 무너진 곳에서 내가 원하던 결과를 얻게 되었을 때. 인생의 목적지로 통하는 길은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전율하게 되었을 때(26-27p).

보편적인 경우에 사람이 뭔가를 선택한다는 건, 거기에 자기를 위한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 길 안에, 그 길 끝에 있는 행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은 어떤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수많은 어려움을 자발적으로 감수하면서. 어려움이 전부가 아님을 알기 때문에. 어려움보다 더 큰 뭔가가, 좋은 뭔가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30p).

자기 인생에서 자기를 중심으로 두는 것과 그냥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별개 문제다. 이기적이라는 소리 듣기 무서워서 내가 내 인생 운전대를 놓아 버린다면, 나라는 인간의 핵심은 그 즉시 사라져 버린다. 그때부터 본질적으로는 무존재(無存在)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기를 포기했기 때문에. 내가 나로 살기를 포기했기 때문에. 결혼 문제를 예로 들면, 결혼해야 한다는 목적만 남고 사람은 사라지는 것이다. 만일 결혼이 나 자신보다 중요해진다면. 그래서 어느 때, 어느 경우이든, 내 인생 운전대만큼은 내가 쥐고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운전을 기막히게 잘하든, 잘하지 못하든, 누가 칭찬하든, 욕을 하든, 내 인생 운전은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이기적인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내 운전석에 앉고자 하는 사람이지, 나의 안전 운전을 빌어 주는 사람이 아니다
(37p).

그런데 마음속 언어를 사포질할 필요조차 없는 사람도 있는 듯했다. 속마음 사포질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러니까, 마음을 아주 오랫동안 한결같이 다스린 끝에, 그 사포질을 할 필요가 없게 된 사람. 마음으로 날것의 언어가 생길 때, 이미 그것이 사포질을 끝낸 언어처럼 단정하고 부드러운 형태인 것이다. 마음에다가 날것의 언어를 공급하는 주체는 그 사람의 성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엄청난 수련 끝에 성격의 뿌리를 변화시킨 사람. 또는 애초에 훌륭한 품성을 타고난 다음, 그 품성을 정성스럽게 가꾸는 사람. 그런 사람의 마음속에서는 인위적인 가공 행위가 필요하지 않다. 둘 모두 대단한 경지다(63p).

그러면서 깨달았다. 자신감은 이런 거구나. 세상 모두와 언제든 친밀하게 어울려 지낼 수 있으면서도, 나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이들로부터 타격 받지 않고 내 인생 잘 사는 거. 결핍이 아닌 결핍을 결핍으로 여기지 않고 하루하루 충만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66p).

집이라는 공간에서는 거짓 행세 같은 게 좀처럼 통하지 않는다. 가족 구성원들이 내면에서부터 진정으로 바뀌지 않고는, 가족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다. 집 밖에서는 다들 자기 가족 때문에 행복한 척을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가족 안에서는 그런 시늉에 아무도 속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시늉은 아무것도 제대로 바꾸지 못한다. 가족이라는 것은 언제나 날것이었다. 날것, 가공되지 않은 것. 괜찮은 가족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본인들이 괜찮은 사람으로 거듭나야 했다. 엄마와 내가 서로에게 괜찮은 가족이 되어 주려고 노력한 모든 순간, 우리는 개별적인 인격체로서 성숙하고 있었다. 거저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거저 된 일이 아니기에, 각각의 변화들은 견고하였다. 어째서 가족이 가장 큰 스승이라고 하는지, 나는 조금씩 알게 되었다(104-105p).

가면무도회 같은 인생 안에서 살아가는 것에도 그 나름의 재미와 의미가 있는데, 나는 이제 거기서 퇴장한 사람. 맨얼굴로 바람을 쐬고 다닌다. 맨얼굴을 내놓은 채로 춤을 추고, 춤추다 넘어지고, 웃음을 터뜨리거나 뭔가를 골똘히 바라본다. 무도회는 계속되고 있다. 생이라는 음악은 내가 어디를 가든 나를 따라다닌다. 당신은 어디에서 춤을 추고 있는가(109p).

자기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환하게 알고 있는 사람 같은 거야. 솔직히 말할게. 처음에는 무서웠어. 자기가 뭘 해서 무서웠던 게 아니라, 자기가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것 같다는 내 기분 때문에. 사람들 전부한테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속으로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내 본심까지 자기가 다 보고 있는 거 같았어. 그래서 무서웠어. 자기라는 존재가. 나도 안 보고 싶은 내 마음까지 자기는 다 보고 있는 거 같아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나길 애타게 기다렸으면서도, 막상 자기가 나타나니까 무서웠어. 누구한테 다시 마음 열고, 그 사람에게로 있는 힘껏 다가가다가 또 상처 받지 않을까 해서. 자기가 반가운 만큼 자기가 반갑지 않았어. 나를 다 아는 것처럼 왔다가 다시 나를 오해하고 나를 버릴까 봐, 자기가. 같잖은 두려움이라는 거 알아. 어떻게 사람이 다른 사람을 전부 알까. 오해도 하고 착각도 하면서 어울려 살아가는 게 인간관계라는 거, 나도 알지. 근데 그때는 그런 두려움이 나한테 있었어. 마음을 너무 오래 닫고 살았더니, 상처 하나 받는 거에도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 내가 있더라(126-127p).

감정과 생각은 내 안에 있지만, 나 자신의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다. 당장 올라온 감정과 생각이 감정과 생각의 전부인 것도 아니다. (중략) 평상시 상태를 벗어난 감정이 중요하다며 보여주는 것들 대부분이 실제로 중요한 건 아니니까. 감정의 우선순위는 나 자신의 우선순위가 아니다(136-137p).

때로는 즐기며, 때로는 견디며, 당신과 나를 비롯한 모두가 생을 걸고 자기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목적은 모두 다르지만, 모든 직업 생활은 사람의 열정과 소망과 노력을 담고 있어요. 그래서 난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해요. 그런 이야기는 뜨겁고 생생한 인생을 보여주니까. 누군가의 진짜 눈동자를 보고 싶을 때, 나는 그 사람에게 그 사람 일에 대해 물어요. 그럼 그 사람 눈동자 안에서 몸을 일으키는 뭔가가 있어요(144p).

누군가와 헤어지는 일은 관계가 있던 자리에 문 하나를 만들어 놓고 떠나는 일. 예전에 나는 잠긴 문을 만들어 두는 것으로 이별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거의 늘 그렇게 했다. 그게 좋은 이별인 줄 알았다(149p).

예전에 나는 미래라는 것이 그냥 미래라고만 생각했다. 지금은 미래라는 것이 ‘내가 언젠가 쓸 오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오늘을 더 잘 쓰게 될수록 내 미래가 더 훌륭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생각이 아니라 사실일 것이다. 시간이 나에게 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시간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164p).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요란한 것들은 내 마음의 소리가 아닙니다. 내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내 내면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는 것은 대개 욕망입니다(169p).

‘나는 아니겠지.’, ‘나는 안 그러겠지.’ 하는 생각은 얼마나 얄팍하고 불확실한가. 사람을 사귀는 일이 끝내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일로 발전하면, 누구를 만나도 마음에 거스름이 없는 듯하였다. 자꾸만 바로 서려 하는 마음만 있게 되어서(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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