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숨이 들어올 자리

시·에세이  by 박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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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분야
시·에세이
작가
박다빈
출판형태
종이책
인쇄컬러
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46판
페이지수
208p
출판사
부크크
ISBN
일반판매용
출판일
2019.04.11

저자 소개

 
· 박다빈
좋은 기분, 균형감, 더 넓은 의식과 이해를
우리 내면에 뿌리 내리도록 돕는 이야기를 씁니다.
정답 대신 하나의 방향을 쓰고,
결과의 완벽 대신 마음의 충만감을 추구합니다.


· 카쿠코 매거진
카쿠코 매거진은 당신에게
쓸 만한 의미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는 친구, 가족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각각의 삶이 가진 특별함입니다.
같이 고민하고 각자 일어서며
당신과 나란히 성장하고 싶습니다.


· 블로그
https://brunch.co.kr/@parkda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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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이해와 용서에 관하여
이기심과 이타심에 관하여
내 것과는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는 사람을 볼 때
우리는 모두 하나다
봄비 내리는 밤의 단상
순환
울타리
진정성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여정
기대감과 나 사이의 관계
비슷한 행위들이 모여 나의 습성을 길들인다
옛일에 대한 기억이 흐릿할 때
사람 사이를 오고 가는 말에 관하여
‘마음대로 살아가는 일’의 의미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
무심결에 찍은 점들이 문득 이어져 별이 되는 순간
자기 전 스스로에게 건네는 한 마디
혼자일 때 자꾸 생각나는 사람

어려서 몰랐던 것들
누군가의 최선을 고스란히 인정하는 일
사람은 하루마다 하루만큼의 허물을 만들며 살아간다
100% 만족감
새 사랑을 시작한 당신
이제부터 뭘 해야 할까
덜 옳고 덜 다치라던 사람
문제에 대해 말하는 시기
모든 기여가 동등한 대우를 받는 세상
어떤 관계 유지, 상실과 두려움
무해하지 않아도 돼요
이제 질렸으니 안녕
홈런
결 고운 관찰력을 가진 사람들
여행지에서는 내 삶을 잊는다
꼬투리 잡기
취미 생활의 이점 한 가지
요령
극단적인 것들로부터 멀어지는 세월
감사
자신감
하지 않을 권리
그게 뭔데?
와 줬으면 좋겠어요
복잡성
바람
궁금증
누군가에게 진솔해지는 일
변화의 바람이 들어오는 길목에서
대상과 나 사이의 허공
신념에 관하여
편견

혼자 추스를 시간
“그런가요.”라는 말
토마토의 중심 줄기 같은 삶
차나무를 키워 보고 싶다
여건과 조건의 상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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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 본문 미리 보기


어떤 사람은 이기심을 몽땅 버리고 이타심만 가지는 것이 도리에 맞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이타심을 가지는 것이 요즘 같은 세상에 제일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50만큼 주는 사람이니까 상대에게서 50만큼은 꼭 받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고, 내가 50만큼 받는 사람이니까 상대도 내가 주는 50만큼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가진 이기심, 이타심 기본값이 ‘정의, 도리, 원칙’이라고 생각하면, 상대의 이기심, 이타심 기본값은 ‘부당, 부도덕, 불합리, 배신’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16-17p).

세상이 변하고 있다.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 오센틱(Authentic)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주목 받고 있다. 거대한 유행의 흐름을 따라 다니던 사람들이 그러한 습관을 버리고, 오직 자기 자신이 되기로 기쁘게 결정한다. 아류가 아닌 원조가 되기로 한다. 나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가 너무 반갑다. 반가우면서도 감동이다. 주류, 비주류의 경계가 허물어진 자리에서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주류로 선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구김살 없는 얼굴로 자신을 주인공 자리에 앉힌다(37-38p).

‘길들었다.’는 말이 ‘길이 들어왔다.’는 말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내가 어딘가에 길들여지는 것은 내 인생 안으로 길 하나가 들어오는 일 같은 거예요.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길들이는 것은 나 스스로가 내 인생 안으로 길 하나를 들여오는 일 같습니다. 나는 기왕이면 내가 걸을 길을 스스로 선택해 그것을 들여오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가 주는 길을 무심하게 걷는 사람이 되기보다는요. 물론 살다 보면 이런저런 것들에 저절로 길들여진 채로 살겠지만, 정말 중요한 길은 내가 선택하고 싶은 것입니다(42p).

실전 인생에서 상대의 선택에 대고 왈가왈부하지 않는 일은 대개 여러 차례의 연습과 시행착오를 요구한다. 상대의 선택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우리는 대개 그 선택을 우리 삶에 적용해 본다. 그러면서 ‘나에게 별로 안 좋은 선택은 상대에게도 안 좋을 거야.’라고 섣불리 판단해 버리게 된다. 거기서 잔소리가 시작된다(57p).

죽이면 또 살아나고 죽이면 또 살아나 달려들던 좀비 같던 나 스스로와 친구처럼, 가족처럼 지내는 일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는 이 일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지만요. 세상에는 예전의 나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테니까. 그들 중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닿을 주파수를 맞추고 무전기를 턱밑에 가져다 대는 마음으로 이 기록을 남깁니다. 그 지난한 전투를 어쩌면, 어쩌면 끝내 줄 지도 모를 방법이 여기에 있습니다, 로저. 세상에서 제일 끈질기고 성가시던 당신의 앙숙이 세상에서 제일 눈물겹게 당신을 끌어안는 아군으로 거듭나는 순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로저(72p).

그런 순간의 나를 선선히 보여 줄 수 있는 사람,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당신 하나라서. 그런 순간에 내가 어떤 자세로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표정으로 어떻게 걷는지, 어떤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지 전부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당신뿐이라서. 무장하지도 치장하지도 않는 시간의 나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당신 한 사람이라서. 내가 내 인생의 비포장도로를 걸을 때, 덜 지어진 오두막에서 잠을 잘 때 ‘그 사람이라면 내 이런 모습 전부를 보여줘도 되겠다.’는 생각을 일으키는 사람. 그런 사람이 당신이에요(76p).

누군가를 내 마음에 들여 놓을 수 있게 되고 나서야, 나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 마음속에서 무료 숙박을 하며 살았는지 알게 되었다(84p).

살아가는 일이 한 권의 책을 읽는 것과 같다고 하는 말이 요즘 부쩍 와 닿는다. 한 해, 한 달, 하루의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내가 얼마나의 집중력, 열정을 발휘하느냐에 따라서, 나는 뭔가를 배우거나 배우지 못한다. 어느 대목을 한 번 읽고도 그것을 뚝딱 암기하는 때가 있을 것이고, 뭔가를 열 번을 읽어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아무것도 뉘우치지 못하는 때도 있을 것이다. 똑같은 페이지를 읽어도, 누군가는 첫째 문단에서 감동을 받고, 누군가는 둘째 문단에서 오열할 것이다. 누군가가 감명 받은 구절을 읽고 누군가는 화를 내기도 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비극 같은 일이 누군가에게는 코메디일 수도 있다. 참 이상하지만 참 범상한 일(85p).

자기 자신의 최선을 두고 진심으로 기뻐할 줄 아는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100% 만족감. 그들은 타인이 자신의 결과물을 0점짜리라 해도, 거기에 상관 않고 유쾌하게 만점짜리 자신을 부둥켜안았다. 그러면서 수고했다고, 진짜 잘했다고 다정하게 속닥거렸다(96p).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어떤 문제를 인내한다 하더라도, 그 인내가 내 한계를 넘어가는 순간 나는 괴물이 된다. 내가 배려하고 존중하던 것들을 순식간에 망각하고 모두를 가해자로 내몰며 입으로 불을 뿜는 괴물(115p).

타고난 천성도 다르고 가진 취향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만의 방식대로 세상을 꾸려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때, 어쩌면 세상은 불세출의 풍요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고(120-121p).

은밀히 기억해 놓았다가 수틀릴 때 공략할 약점이 아니라, 마음 안에 잘 보이게 걸어 놓고 오래도록 조심스럽게 대해 줄 아픔이 등장하는 순간. 얇은 천 하나 덮지 못한 누군가의 심장을 내 두 손바닥으로 받아 내는 듯한 순간(125).

나는 나에게 무해한, 무해할 당신을 원하지 않아요. 나는 살아 움직이는 당신, 내 예측이나 바람과 상관없는 당신만의 당신을 원해요. 사람 형태의 당신을 원해요. 나에게 만족감을 주는 당신이 아니라, 있는 힘껏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당신을 원해요. 나는 당신을 가지고 싶지 않아요. 당신을 겪고 싶어요. 나와 다른 당신을 때로는 재밌게 때로는 어렵게 만나고 싶어요(130-131p).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온 게 아니어도, 사람은 순간순간 뭔가를 잘해 낸다. 그런 순간도 나는 홈런으로 간주하고 싶다. 야구와 달리 인생에서의 홈런은 그 종류가 무한하다고 혼자서 생각하는 것이다. 약삭빠르게 자꾸 쉴 타이밍만 노리자는 게 아니라, 쉬는 것이 가장 이로울 때는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듯 쉬자고. 잔말 말고 쉬자고. 휘슬을 불며 반칙을 선언하는 심판은 비록 없지만, 홈런 쳤으면 홈으로 돌아간다는 룰을 나 혼자서라도 제대로 지켜 보자고(136-137p).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내가 새로운 여행지에서 돌아온 다음 날이다. 요즘의 나는 여행을 통해 언어를 버리는 연습을 한다. 내 안에 독소처럼 쌓여 있는 말들을 버리고 오는 연습을. 인간이란 존재는 매일 뭔가를 말하고 듣는다. 그러는 동안 언어가 몸속에 쌓인다. 말하고 듣는 전부가 몸속에 쌓이는 건 아니지만, 말들은 몸속에 쌓이고야 만다. 기억의 형태로나 감정의 형태로나(146p).

일상에는 친숙한 것들이 너무 많다 보니 일상 속에 있으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나 자신인지 헷갈리는데, 여행지는 온통 낯선 것들의 세계라 여행지에 있으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나 자신인지 제법 분명해지는 것 같다. 의식하지 않아도 그걸 꾸준히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겠지. 여행에서 돌아오는 마음이 매번 홀가분한 것이(148p).

미안하다는 말 뒤에 오는 문장과 고맙다는 말 뒤에 오는 문장은 같은 마음을 전제로 하면서도 참 다르구나. 똑같은 마음으로 고맙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사람이어야겠다. 고맙고 사랑한다고(165p).

둘이 만나면 두 세계가 동시에 팽창되는 일은 그런 일일 것이다. 동시에 팽창되나 다른 모양, 다른 색깔, 다른 무게를 향해 뻗어 나가는 두 세계(170p).

생각해 보면,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대개 그런 것 같다. 단일한 것이 없다. 단일해 보여도 그렇지가 않다. 그럴 수가 없다. 그 점이 한 번씩 사무친다. 너무 간단했던 것들이 너무 간단하지 않게 제거되는 시간들. 마음 모퉁이에서 이 꽃 하나를 뽑았는데, 그 다음 날 저 꽃이 시들어 있는 것을 볼 때(172p).

내가 내 고유한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면 상대가 상대의 고유한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대는 지금 그 자신으로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 상대에게 나를 고스란히 받아들여 달라고 하는 것은, 상대가 상대로서 살아갈 권리를 침해하는 일입니다(178p).

누군가와 손을 놓고 걸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길이 있고, 그 사람 없이도 그 사람으로 인해 충분히 따뜻한 하루가 있습니다. 눈앞이 대상으로 가득하지 않아도 가득 행복할 수 있는 인생이 있습니다. ‘그 존재가 내 삶을 채우는 것’보다 ‘그 존재의 존재함 자체’를 사랑하게 되니, 세상 곳곳에 내려앉아 있는 허공들이 있는 그대로 완벽해 보이더라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186p).

그들이 양질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내가 양질의 차를 만들 수 있다면, 내가 차나무를 기르고 찻잎을 따고 차를 만드는 모든 과정이 전혀 일 같지 않을 것 같다. 그들에게 줄 선물을 내가 먼저 받아 보는 기분이리라(203-2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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