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라서 진짜 괜찮았으면

시·에세이  by 박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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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분야
시·에세이
작가
박다빈
출판형태
종이책
인쇄컬러
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46판
페이지수
204p
출판사
부크크
ISBN
일반판매용
출판일
2018.08.14

저자 소개

· 박다빈
의미 있는 글에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 가치는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정성 들인 글을 쓰며, 그 여러 가지 일을 부지런히 하고자 합니다. 편하게 둘러보세요.

· 카쿠코 매거진
이곳에서는 산문과 소설을 책으로 엮어 발행합니다. 여기에서 펴낸 책들은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향해 걸어가며 적은 보고서와도 같습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돋보기일 수 있습니다. 그 책을 통해 세상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책 한 권을 통해 삶을 좀 더 깊이 보려고 하면 어떨까요. 삶의 중심부로 파고들수록, 사람은 새로운 안목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경험은 쉽게 잊히지 않는 데다가 사람을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당신 삶의 중심부로 갈수록, 당신은 무엇을 보고 듣고 맡고 만질 수 있을까요. 이 책을 당신 앞에 펼쳐 놓는 것, 당신이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 마음은 몇 뼘이나 움직일 수 있을까요. 우린 어디까지 함께 갈 수 있을까요. 어느만큼 함께 깊어질 수 있을까요. 우리와 삶은 얼마나 친해질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삶 안에서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합니다. 각각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이전보다 더 잘 살고자 그렇게 합니다. 카쿠코 매거진은 그 공부를 당신과 함께합니다. 저희의 비전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 블로그
https://brunch.co.kr/@parkda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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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우직한 사람, 영악한 사람 · 8
매일 똑같이 힘들면 어떻게 살겠어 · 12
1년 동안 여행 못 간 이유 · 19
가장 완전한 형태의 행복 · 27
미생물로 농사를 짓게 되다니 · 31
장문의 글쓰기 · 40
높은 칼로리와 다이어트 · 46
생강 심기, 토마토 도둑 · 52
가끔씩 우동이 먹고 싶어질 때 · 60
마음을 좀 더 잘 보여 주려면 · 65
적당할 때만 좋은 것, 어쩌면 전부 · 68
착한 게 뭐가 좋다고 · 74
‘추스르다.’의 의미 · 76
내가 나라서 진짜 괜찮았으면 · 81
서운함을 세련되게 풀지 못할 때 · 87
사람 때문에 오는 설렘의 모습 · 88
버릇 · 91
타인의 외로움을 덜어 주는 사람 · 92
봄이 떨어진 자리에 맺힌 열매들 · 96
혹시 마음 바뀌면 얘기해 · 102
거절의 기술 · 104
시간이 벗기지 못하는 가면은 없다 · 106
마주하기 어려운 내 모습 · 109
중간 점검 · 114
호감은 어디에서 올까 · 116
웃음의 정도 · 119
있는 힘껏 행복하려면 · 121
술에 취해서 하는 말은 진심일까 · 123
입장 바꿔 생각하기 · 127
마음 관찰의 레벨 · 130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륜 · 134
믿음은 많은 말에서 오지 않는다 · 139
서로가 되어 각자를 덧칠하는 일 · 141
너그러운 사람도 사람이다 · 150
몸 생각 · 151
자기 편을 많이 가졌을 때의 태도 · 155
권태와 사랑과 의존 · 157
나와 비슷한 사람, 나와 다른 사람 · 159
더러운 평화 · 166
꼴찌도 밥은 안 굶는 세상 · 169
막무가내 호의 · 172
나만 데려가면 되는 곳 · 174
젖은 자국 있는 마음을 사랑하게 되는 병 · 177
익숙한 관계, 낯선 대화 · 180
몸과 정신의 탄력성 · 184
인생의 추락과 마음의 추락 · 191
정신적인 쾌적함을 주는 사람 ·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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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나라는 사람이 나여서 정말 괜찮았다면
늘 그래 왔다면
사람은 어떤 삶을 가질까.
그렇지 못한 삶을 가진 사람이
그런 삶을 가지기 위해 걸은 길가에는
어떤 풍경이 있고
얼마나의 계절이 쌓여 있을까.

《본문 미리 보기》

작업하며 텃밭을 돌아다니는 동안 “매일 똑같이 힘들면 사람이 어떻게 살아. 점점 덜 힘들어지니까 살았지. 살 수가 있었지.”라던 할머니 말씀이 문득문득 생각났다. 할머니 말씀이 진짜였으면 했다. 고난을 견디는 근육은 사용할수록 딴딴해지는 거라고 믿고 싶었다. 나는 아직 그 근육을 채 30년도 쓰지 못했다. 그런데 벌써 그 근육 이곳저곳이 파열될 것 같은 느낌을 수차례 받았다. 이미 파열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다. 이런 내 느낌은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알 수 없었다(13-14p).

죽은 발톱 하나 내 몸 밖으로 빠져 나가는 데에도 이토록 긴 시간이 걸리는데, 죽은 마음들을 내 몸 밖으로 말끔히 배출해 내는 시간은 오죽할까. 마음의 생사를 향한 조바심을 조금 누그러뜨린다(19-20p).

간혹, 내가 가진 모든 속뜻을 다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걸 굳이 바라지는 않는다. 온갖 속뜻을 다 알고 사는 건 어째 피곤한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분량의 진실은 거짓보다 버거운 경우가 있으니까(28p).

역시 인간은 서서히 오는 종말에 무신경하구나(34p).

나는 더 이상 속임수 같은 글을 쓰지 않기로 했다. 겉치장만 많고 그 속에 아무도 없는 글은 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많은 글을 쓰기는 쉽지만 적절한 글을 쓰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자주 생각해야 했다. 막연한 쓰기 연습만 하지 말고, 글쓰기 전략을 세우는 연습도 함께 해야 했다. 글 속에 정확한 단어를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나를 담는 것은 더 중요했다. 멋진 글을 쓰고 싶을 때, 나는 화려한 삼천포로 빠지기를 즐겼다. 처음에는 내 생각을 쓰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근사해 보이는 생각을 쓰기 시작했다. 그 끝에 진짜 나는 없었다. 인정 받고 싶어 어쩔 줄 몰라 하는 욕구 덩어리만 있었지. 진짜 홍삼은 0.1%만 넣고 홍삼 음료라는 라벨을 붙여 음료를 판매하는 장사꾼 같은 나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었다(44p).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아직도 농작물 도둑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고 보니, 엄마 지인네 집 두릅 나무에 달려 있던 두릅을 누가 다 뜯어 가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얼마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집에 든 두릅 도둑은 두릅만 따 가는 걸로 모자라, 가지들까지 싹 베어 갔단다. 참 정성스러운 도둑질이다. 엄마 지인네를 침범한 두릅 도둑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할머니도 자신이 엿들은 농작물 도둑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할머니 지인은 눈앞에서 도둑들이 엄나무 순을 따 가는 걸 보았다고 한다. 할머니 지인이 도둑들에게 남의 거 따 가지 말라고 소리쳤더니, 도둑들은 헐레벌떡 도망을 치더라고. 도둑들은 등산복을 입은 젊은 아줌마들이었다고 한다. 근처에 놀러 왔다가 한탕 한 모양이다. 도대체 생각이라는 게 있는 건지. 그 가죽 속에 든 것이 정녕 인간이 맞는 건지(57-58p).

더 살아 보면 내가 왜 최근까지 싸구려 우동을 한 번씩 간절해했는지 알게 되는 날이 올까. 기억 속에 감추어져 있던 기억이 별안간 떠올라, 싸구려 우동과 내 마음 사이의 관계를 명쾌하게 설명해 줄지도 모른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다 해도 명백한 나의 짓인 것들이 많다는 점을 이제는 안다. 우연이 차지하는 비중이 내 삶에서 점점 줄어든다. 우연이라는 건, 드러나지 않은 인연을 묘사하는 단어라고 생각하는 때가 점점 많아진다(64p).

힘에 겹고 버거울 때가 있었지. 타협하고 싶은 때도 있었고. 다 지긋지긋해 서 진절머리 날 때도 있었지.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있었지. 글과 목숨은 딱 붙어 있는 거여서, 둘 중에 하나를 버리면 나머지 하나가 덩달아 버려진다는 걸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되기도 했고. 그 유착 관계는 감동이다가 청승이기를 반복했네(71p).

흔히 쓰이는 단어 하나를 주고받아도, 그 단어를 잘 아는 사람과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사이에는 의사소통 불가능 구간이 있네요. 말이 다가 아니고, 순간에서 전부를 점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80p).

이제 나는 내가 건져 낸 어떤 새롭고 구체적이며 실용적인 생각이 ‘일시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며, 나에게만 적용될 수 있는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나를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그렇게 할 때에만 내 발언과 글쓰기가 제 가치를 지닐 수 있음을 알고 있다(84p).

없으면 안 될 것 같던 것들 없이도 곧게 펴진 눈썹을 매만지다 잠들고, 벗어나지 못할 것 같던 말소리 밖으로 한참 나와 느긋한 밤 산책을 한다.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서 웃는 얼굴들의 행방을 전혀 알 수 없어도 아무것도 그리워하지 않는 하루를 보낼 수 있고, 아직도 손바닥에 묻어 있는 것 같은 눈물에 대한 기억이 앞을 가로막아도 겁을 내지 않는 대낮이 환하게 열리는 날이 온다. 사랑했지만 헤어졌다는 말의 진위를 따질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현실주의자가 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영영 발음할 수 없게 되는 때를 또 다시 겪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앳된 마음을 여전히 품고 있는 스스로를 감추며 세수를 하기도 한다. 나는 나이며 나이지 않은 존재라는 불명확함과 가끔은 박자를 맞춰 춤을 추거나 노래한다(1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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