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무신경함

시·에세이  by 박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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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분야
시·에세이
작가
박다빈
출판형태
종이책
인쇄컬러
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46판
페이지수
250p
출판사
부크크
ISBN
일반판매용
출판일
2018.03.13

저자 소개

· 박다빈
의미 있는 글에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 가치는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정성 들인 글을 쓰며, 그 여러 가지 일을 부지런히 하고자 합니다. 편하게 둘러보세요.

· 카쿠코 매거진
이곳에서는 산문과 소설을 책으로 엮어 발행합니다. 여기에서 펴낸 책들은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향해 걸어가며 적은 보고서와도 같습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돋보기일 수 있습니다. 그 책을 통해 세상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책 한 권을 통해 삶을 좀 더 깊이 보려고 하면 어떨까요. 삶의 중심부로 파고들수록, 사람은 새로운 안목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경험은 쉽게 잊히지 않는 데다가 사람을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당신 삶의 중심부로 갈수록, 당신은 무엇을 보고 듣고 맡고 만질 수 있을까요. 이 책을 당신 앞에 펼쳐 놓는 것, 당신이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 마음은 몇 뼘이나 움직일 수 있을까요. 우린 어디까지 함께 갈 수 있을까요. 어느만큼 함께 깊어질 수 있을까요. 우리와 삶은 얼마나 친해질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삶 안에서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합니다. 각각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이전보다 더 잘 살고자 그렇게 합니다. 카쿠코 매거진은 그 공부를 당신과 함께합니다.

· 블로그
https://brunch.co.kr/@parkda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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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외로움이 끼어들 틈 없는 혼자 · 8
당신이 좋아하던 셔츠를 입고 · 12
목소리와 몸짓 · 14
글의 톤 · 16
모든 날을 함께 가지자던 사람 · 19
사랑할수록 이상해지는 나를 만나 · 22
관계의 생태 · 26
필명이라는 익명 · 29
한숨 · 32
자기 인식 · 38
허름한 국수집 · 40
나를 겪은 사람 · 42
화술의 백미 · 44
관심과 결례의 경계 · 48
기본의 다양성 · 53
시간이 멈췄으면 · 56
노동자 · 60
노을이 들어오는 방 · 64
받은 생각이라는 거짓말 · 66
일 년 치 나와의 대면 · 70
올바른 대처법 강구 · 74
기억이 바꾸는 의미 · 75
길러 주는 말 · 79
경험이라는 단단한 손 · 81
마음 사이의 횡단보도 · 84
어딘가의 사람 · 89
비정상적이어야 정상인 것 · 92
정직함을 얻게 되는 경로 · 95
꿈의 길이 · 98
나는 뭐 다를 줄 알아? · 100
마음껏 안아도 되는 품 · 103
인연에 대하여 · 108
이름의 소리 · 110
좋은, 좋아하는 · 113
사랑이 부당할 수 있는가 · 115
의식의 대물림 · 117
뭐겠습니까 · 123
마음이 잘 보이게 · 126
존재와 비존재 · 129
의식 확장과 자기 확장 · 134
상대의 의도를 생각해 보는 일 · 138
헤어질 이유가 없다니까 · 143
반면교사와 배움 · 149
의견을 낼 때의 분위기 · 153
서먹한 것과 잊는 것 · 157
내가 어떻게 이걸 알고 있는지 · 160
삶 너머로 운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 163
갈피를 잡다 · 167
이상한 게 아니라 고유하고 특별한 것 · 171
삶이 불분명한 까닭 · 176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 · 181
보이는 것들을 받아들이기 전에 · 186
건강한 무신경함 · 190
명절 개혁 · 193
적절한 화도 못 내는 사람 · 198
커피를 끊었다 · 202
공백 · 206
경찰서 · 212
선택권과 행복 · 217
당신은 어떤 기준을 따르려 하는지 · 222
섭리 · 227
부패한 언론 · 230
벌레만도 못한 것들 · 235
인류 · 241
우물의 자리 ·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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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무신경하다는 것은
삶에 성실하지 않은 거라고
착각해 온 사람의 삶과
건강한 무신경함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의 삶,
그 둘 사이의 격차.

《본문 미리 보기》

나조차 버린 예전의 나를 품 안 가득 안아 준 사람의 존재는 모든 순간으로 퍼져 나가는 각인이었다. 그 각인을 바라보는 일만으로 관절과 근육에 새로운 힘이 실리는 기적을 나는 종종 경험했다(10p).

내게는 외모보다 이런 것들이 훨씬 중요하다. 목소리나 몸짓의 상태는 날 것의 감정이 깃들기 가장 좋은 곳이어서 그런 걸까. 어찌 보면, 좀 독특한 취향일 수도 있겠다. 만나는 사람의 외모를 따지지 않는다는 내 말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물론 내게도 외모 취향이 있다. 그리 분명하거나 까다롭지 않고, 대중의 그것과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을 뿐. 그렇다고 해서, 내 눈에 예쁘고 멋지고 화사한 것들을 굳이 타인의 관점으로 검열하거나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15p).

우리는 어째서 어떤 사람 앞에서만은 바위처럼 단단해지고, 그래서 흔들림 없이 웃을 수 있는 걸까. 꽉 맞물린 퍼즐 조각 모양새와 유사한 형태의 관계 속에 사는 동안은, 그 밖에서 삐거덕거리며 울리는 모든 소리를 안정적으로 참아낼 수 있었다. 진실한 한 가지를 가진 것은, 때로, 진실하지 않은 모든 것에 대한 인내를 길러 주었다(20-21p).

나는 그런 유연한 사고를 실천으로 옮기고 싶다. 사랑의 표현에 대한 내 케케묵은 편견에 맞선 다음, 그것을 속 시원히 이겨 먹고 싶다. 정중하게는 아니겠지만, 그것을 내 삶 밖으로 보내며, 좋은 배웅을 했다고 생각하고 싶다(23p).

어려서 나는 내가 맺는 모든 관계가 깊고 뜨겁고 끈끈하기를 바랐다. 그걸 이뤄 내는 것이 관계 부문의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바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모든 관계는 제 나름의 수준과 속도가 있고, 그것을 내 힘으로 바꾸기 어렵다는 사실을 거의 받아들인 상태다(27-28p).

나에게 “왜 항상 너는, 평화로운 때에도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그렇게 자주 뒤를 돌아보는 거야?”라고 묻는 사람이 종종 나타나곤 했다. 나는 내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들 가운데 실은 괜찮지 않은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괜찮다는 말은 때로 가장 완고한 외면이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33p).

나는 약자와 피해자에 관한 문제를 두고 철저히 무신경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을 5분도 견디지 못했다. 약자와 피해자를 희화화하는 사람은 더더욱. 약하고 다친 사람들을 놀림거리로 삼는 자들이 정녕 인간이란 말인가. 그들도 인간으로 봐 주어야 하는가.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하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 속내를 드러내자면, 인정하거나 존중하기 싫다(46-47p).

내가 가진 패를 많이 보여줄수록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명민하게 들여다볼 수 있으면, 제때 출구를 찾을 수 있다(52p).

근거가 빈약하기는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살아남아 있다는 것이 더 살아가도 좋다는 증거가 되어 나를 일으키고, 나의 불균형을 가다듬어 주고, 나의 내면을 담담히 격려한다. 그리 대단치 않은 이유가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해 삶은 붕괴를 맞곤 하지만, 그와 똑같은 이유로 지탱되거나 재건되기도 한다. 참 모를 것이다(65p).

동정을 대하는 태도를 분명하게 해 두면, 동정 받는 일에서 능동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상대의 동정은 내게로만 향해 있다기보다, 상대가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감상의 표현(‘내가 그 상황에 처했다면 얼마나 어땠을까…….’)이기도 한 것임을 생각하고 보면, 동정에서 그렇게 불쾌감을 느낄 이유가 없었다(67-68p).

나는 당신에게 ‘어딘가’의 사람이고 싶다. 막연한 방향 끝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남루하더라도 내 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싶은 것이다. 아무리 둘러보거나 몸소 헤매어도 어디 있는지 짐작되지 않을뿐더러, 있기나 한지 의문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어쨌든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있을 거라는 믿음 정도는 확실하게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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