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에 대한 이야기

시·에세이  by 박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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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분야
시·에세이
작가
박다빈
출판형태
종이책
인쇄컬러
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A5
페이지수
212p
출판사
부크크
ISBN
979-11-272-2209-3
출판일
2017.09.04

저자 소개

· 박다빈
의미 있는 글에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 가치는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정성 들인 글을 쓰며, 그 여러 가지 일을 부지런히 하고자 합니다. 편하게 둘러보세요.

· 카쿠코 매거진
이곳에서는 산문과 소설을 책으로 엮어 발행합니다. 여기에서 펴낸 책들은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향해 걸어가며 적은 보고서와도 같습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돋보기일 수 있습니다. 그 책을 통해 세상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책 한 권을 통해 삶을 좀 더 깊이 보려고 하면 어떨까요. 삶의 중심부로 파고들수록, 사람은 새로운 안목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경험은 쉽게 잊히지 않는 데다가 사람을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당신 삶의 중심부로 갈수록, 당신은 무엇을 보고 듣고 맡고 만질 수 있을까요. 이 책을 당신 앞에 펼쳐 놓는 것, 당신이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 마음은 몇 뼘이나 움직일 수 있을까요. 우린 어디까지 함께 갈 수 있을까요. 어느만큼 함께 깊어질 수 있을까요. 우리와 삶은 얼마나 친해질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삶 안에서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합니다. 각각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이전보다 더 잘 살고자 그렇게 합니다. 카쿠코 매거진은 그 공부를 당신과 함께합니다.

· 블로그
https://brunch.co.kr/@parkda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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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현과 활 / 6
마음의 덫 / 12
기억이 묻혀 있는 댐 / 15
그릇 타령 / 19
감자 샐러드 만들기 / 21
냉장고 결빙 / 27
바다와 우리 / 30
처음 만난 오랜 헌신 / 34
스펀지케이크 만들기 / 39
치즈 만들기 / 45
바람이 괄괄한 아침에 / 54
취향의 확장 / 57
차 한 잔 속의 삶 / 59
감자채 전 만들기 / 63
이상한 영화보다 더 이상한 / 71
의외의 콩국수 / 73
어떻게 그렇게 웃어 / 74
말실수 / 76
새로운 최선 / 78
신화와 신 / 80
가치에 대한 이야기 / 84

말과 시선 / 88
일에 대한 새로운 변수 / 91
건강한 염려 / 95
편리한 것과 편안한 것 / 99
배가 제때 고플 때 / 103
관계의 삼투 현상 / 105
감정의 질감 / 108
토함산 정상 바로 밑에서 / 110
편 / 115
몸을 닮은 사람 / 117
젊음이 보유한 감정들 / 119
땀 / 120
모범 / 123
머리카락 / 126
본색 / 128
옳음의 증거 / 132
9년 묵은 편지 / 135
우리 안의 누전차단기 / 140
원동력 / 145
자주 꾸던 꿈 / 149
관점의 세계로 / 154

틈 / 157
말의 비중 / 161
풍뎅이 같은 당신 / 164
우리의 경쟁은 / 170
원인 / 174
가리지 않는 마음이 이곳에 / 176
과거를 배출하는 때 / 181
열심 이전에 일심으로 / 186
여전히 고맙지만 여전히 그보다 / 190
그 찰나가 만든 모든 것 / 193
일의 크기와 마음의 크기 / 198
엄마의 관절염 / 200
실망에 대한 새로운 관점 / 204
스킨십의 의미 /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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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인간의 걸음, 그 걸음마다
가치가 담겨 있는 것은
왜일까요.
누가 인간 생의 가치를 규정하는 것일까요.
그 규정은 반드시 하나여야 할까요.

□ 본문 미리 보기

내가 진입할 수 있는 곳은 현재뿐이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오늘의 나를 구성하는 무엇일 뿐이지, 과거의 어느 상황이나 과거의 어느 상황 속 누군가의 감정 같은 게 아니라는 걸 그때그때 기억하며 지낸다면, 내 걱정과 실망과 좌절의 상당 부분이 덜어 내어질 것임을 모르지 않는다. 과거 자체를 개조하려 하는 것과, 과거 동안 이어진 내 어떤 부분을 이만 개선시켜 보려는 건, 절대 같은 마음가짐이 아니라서. 마음가짐의 그 한 끗 차이가, 정말 많은 부분의 건강을 좌우하고(18p).

어떨 때는 어떤 특성을 지닌 사람이, 또 어떨 때는 어떤 특성을 지닌 사람이 세상살이에 유리하다. 그뿐이다. 세상살이에 대한 유리와 불리는 일시적인 상태일 뿐이다. 언제나 완벽하게 유리한 특성을 가진 사람 같은 건 없다. 인간은 완전과 불완전 사이의 스펙트럼 속에서 수시로 자리를 옮겨 다니는 존재니까. 그걸 알기 때문에, 그 사람의 그릇 비유 타령이 더는 내 기분을 헝클어뜨리지 못하는 것 같다(20p).

나는 그 사람이 나를 배려하는 만큼,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을 배려하기를 바라다가, 그 바람이 주제 넘는 바람인지도 모르겠다는 판단에 이마를 부딪쳤다. 나와 자기 자신을 그토록 극진하게 배려하고도, 배려에 대한 여유가 넘치도록 남을 만큼, 그 사람 내면이 널따랄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사람에 대한 내 걱정은, 그 사람 내면을 내 내면과 동일시한 데서 나온 것이었다. 나는 내 부질없는 걱정을 꼭꼭 씹어 삼켰다. 혀뿌리에서 신 침이 솟았다(36-37p).

지금 내 삶에 널리 미쳐 있는 사람들이, 당장은 집에 오래 놓여 있던 가구처럼 그만그만하게만 보여도, 그 사람들이 그 정도로 내 삶에 일반화된 이유 속에는 그 정도의 가치가 있었던 때문이라는 생각을 주기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무덤덤하게 보이는 것과 무가치하게 보이는 것을 혼동해서는 안 될 일이다(53p).

적당히 상처를 입어야, 그 안에 있는 풍미를 더 잘 우려낼 수 있다는 찻잎을 생각하며, 나는 찻잎과 인생이 퍽 닮았다고 느꼈다. 어려운 일을 겪지 않는다고 해서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지만, 사는 동안 좌충우돌 여러 일들을 경험한 사람에게서는 깊은 향기가 느껴진다. 여물게 익은 됨됨이를 지닌 사람의 향기 그리고 자기 잠재력을 다양하게 끌어낸 사람의 향기(61p).

당신과 나는 지금 어느 과정 속에 있을지. 때로 삶이 험하게 찢어지고 있다고 여겨질 때, 그 과정으로 인해 내 안에서 배어나올 잠재력을 잠자코 기다릴 수 있을 만큼, 내가 내 삶을 살아가는 단계들에 태연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삶의 모든 순간마다 그 나름의 의미가 생성되고 있다고 진실로 믿으며, 눈에 보이거나 확연히 느껴지지 않더라도, 모든 삶의 가치에 미소를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살아서, 차 한 잔 마시는 짧은 시간 동안이나마, 누군가에게 그윽한 향과 맛을 건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나 자신에게도(62p).

설령 누군가의 판단 속에서는 이 행복이 가짜 행복이라 할지라도, 내겐 이 행복이 진실한 행복이어서, 나는 이 행복을 뿌리치고 싶지 않다. 내 것도 아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것도 아닌 관점에 옳아 보이기 위해 내 행복을 단념하고 싶지 않다. 그런 바보 짓을 하고, 현명하다는 이름표를 달고 싶지 않다. 그런 식의 멍청한 똑똑이로 살고 싶지 않다(69p).

서로가 서로의 모든 부분을 아무 조건 없이 수용할 수 있을 때, 그 사람과의 편안한 관계가 열리는 건 줄 모르고, 편안한 관계가 먼저 이루어져야 누군가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시절이 있다. 내 과거 대부분이 그런 시절을 바탕으로 두고 있었다(102p).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내보이며 뽐낼 수 있는 유행 타는 장식품 같기만 하던 관계가, 남들 시선 닿지 못하는 빈 방에서 맥주 한 캔 나눠 마시면서도 충만하게 차오른 가슴을 펼치고 있을 수 있는 소탈하고 다정한 상호 작용일 수도 있음을 알게 되면서부터, 이벤트가 아닌 일상 속에서 같이 살아갈 수 있을 만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104p).

내가 몸담고 있는 나만의 일이 내 분야에서 많은 인정을 받는 건, 유쾌하고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내가 열화와 같은 인정을 받기 위해, 일에 대한 내 스타일을 버리고 다른 스타일을 쫓아간다면, 끝내는 길을 잃고 말 것이다. 다수의 인정이라는 건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시절 따라 수시로 변화되는 수치인 까닭이다. 세월이나 유행 따라 내 진짜 모습들을 야금야금 버리다 보면, 나중에는, 나 자신이 되기 위해 되돌아올 길을 영영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125p).

그 사람과 그 일을 함께 겪는 동안, 나는 알게 되었다. 내가 어느 정도 옳지 않거나 완전히 옳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도, 누군가 내 곁에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걸. 내 둘레에 머무르는 이들은, 내 행위가 옳았다는 데 대한 증거가 아니라, 나를 마음으로 아끼는 사람의 존재에 대한 증거일 뿐이라는 걸. 관계는 정당성이 유지되는 곳에서만 피어나는 게 아니라, 이치에 전혀 들어맞지 않는 곳에서도 발생되고 발달될 수 있다는 걸(1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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