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퇴근하는 시간

시·에세이  by 박다빈
찜 횟수 20 명의 후기
11,600  원
  • 배송일 : 영업일 기준 2-8일 내로 배송됩니다.
  • 환불규정: 주문 후 인쇄되므로 배송이 준비된 후에는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도서 정보

분야
시·에세이
작가
박다빈
출판형태
종이책
인쇄컬러
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A5
페이지수
170p
출판사
부크크
ISBN
979-11-272-1070-0
출판일
2017.02.12

저자 소개

· 박다빈
의미 있는 글에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 가치는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정성 들인 글을 쓰며, 그 여러 가지 일을 부지런히 하고자 합니다. 편하게 둘러보세요.

· 카쿠코 매거진
이곳에서는 산문과 소설을 책으로 엮어 발행합니다. 여기에서 펴낸 책들은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향해 걸어가며 적은 보고서와도 같습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돋보기일 수 있습니다. 그 책을 통해 세상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책 한 권을 통해 삶을 좀 더 깊이 보려고 하면 어떨까요. 삶의 중심부로 파고들수록, 사람은 새로운 안목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경험은 쉽게 잊히지 않는 데다가 사람을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당신 삶의 중심부로 갈수록, 당신은 무엇을 보고 듣고 맡고 만질 수 있을까요. 이 책을 당신 앞에 펼쳐 놓는 것, 당신이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 마음은 몇 뼘이나 움직일 수 있을까요. 우린 어디까지 함께 갈 수 있을까요. 어느만큼 함께 깊어질 수 있을까요. 우리와 삶은 얼마나 친해질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삶 안에서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합니다. 각각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이전보다 더 잘 살고자 그렇게 합니다. 카쿠코 매거진은 그 공부를 당신과 함께합니다.

· 블로그
https://brunch.co.kr/@parkdabin

더보기

목차

취미, 어쩌면 가장 중요한 호신술
저승의 몸으로 이승에 내려보내는 고백
소화되지 않을 기억을 사다 먹습니다
내 몸 모양으로 뚫린 통로 뒤에 서서 당신을 초대했네
마음속 빈자리가 통증으로 채워지는 순간은
세상과 올바르게 협력하는 법
어떤 마음은 스스로 반환점을 찾아 되돌아온다
그 어떤 세상이 와도 널 항상 알아볼 수 있도록
밤에 묻힌 당신의 걸음을 나는 기억하며 삽니다
우리를 찍는 카메라 셔터는 영원히 눌리지 않기를
한 가닥이어도 끊어지지 않습니다
뉘우침의 마일리지를 부지런히 쌓다 보면
내게 있어 가장 우아한 사람
내 행복을 모조리 통솔하는 단 한 사람

기억 속에 남아 영원이 된 당신
거꾸로 쥔 칼을 휘두르며 칼의 무딤을 탓했네
시계의 초침과 함께 움직이는 당신
우리는 서로에게 바람으로 불어 가자
너에 대한 이해는 내 과거에 대한 이해로 이어져
남기는 삶이 아닌, 남김없는 삶을 위하여
잠깐 튄 불티와 오래 탈 모닥불 사이에서
내 안의 새로운 행성을 찾게 해 주는 사람
내가 넘어진 자리에 당신도 넘어질 필요는 없으니
하늘은 별을 얼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이라 불리는 내 안의 이 사람이 있기에
지갑이 아니라 눈을 보는 경영자
감정, 삶으로 나를 밀어 넣어 주는 고마운 힘
당신의 상처를 예습하고 학습하고 복습합니다


더보기

도서 정보

퇴근 버스에 시동이 걸립니다. 문이 열리네요. 기사의 눈길이 당신 마음을 힐끔 바라봅니다. 오늘도 하루만큼의 피로가 쌓인 당신의 마음에, 다정한 눈빛을 건넵니다. 그 눈빛이 말합니다. 내가 당신 하루의 고단함을 어떻게 다 짐작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나저러나,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 모습을 한 마음들이 버스에 하나둘 오르기 시작합니다. 마음들의 어깨가 조금은 무거워 보입니다. 좌석들이 하나둘 채워지기 시작하네요. 버스가 곧 출발할 듯합니다.
기사가 당신 마음에게 말을 겁니다. 손님은 창가 쪽 자리가 좋으신가요, 복도 쪽 자리가 좋으신가요. 어떤 자리가 좋으신가요. 오늘은 어떤 길로 갈까요. 어디까지 가고 싶으신가요. 어디에서 내려 드릴까요.

□ 본문 미리 보기

작지만 확실한 내 능력을 똑똑히 확인했을 때의 후련함이랄지. 안도감 이랄지. 일상 속에서 그런 경험(소소하지만 ‘해냈다.’는 기분을 남기는 경험)을 자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주 할 수 없다면, 가끔씩이라도. 작든 크든, 실패 경험들이 자꾸 쌓이다 보면, 인생에 대한 무력감으로 발전해 버리니까. 조그맣더라도 뚜렷한 성공 경험들을 부지런히 쌓아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자신이 하잘것없다고 느끼는 그 무서운 상태가 오지 않도록(10p).

살아 있었을 때, 나는 그 사람에게 내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았다.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다. 그런 채로 어영부영 시간만 보냈다. 그러다 마음을 깨끗하게 접었다. 그런데 내가 접었다고 생각한 마음이 말끔히 접힌 게 아닌 모양이었다. 애초에 접힌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내 마음에 대고 아니라는 말만,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또는 안 된다는) 말만 수천 번도 넘게 했는 데. 결국 죽는 순간 내가 말 걸고 싶은 사람은 그 사람 하나였다(15p).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도 몸처럼 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의 빈 곳을 흔쾌히 채워 주고, 그 사람이 내 빈 곳을 채워 주려 할 때는 감사히 그 베풂을 받는 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서로에게 편안히 섞여들고, 아무 조건 없이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그런 따뜻한 교류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해내는 일(25-26p).

누군가와 헤어지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야 가슴이 바스러지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던 것 같다. 내 곁에 있던 그 사람이 사라지기만 한 게 아니라, 내 안을 채우던 그 사람 또한 빠져나갔다는 사실이 알아차려지는 그 순간. 단순히 ‘그 사람’뿐만이 아니라 ‘나에 대한 그 사람의 무엇들’ 모두 이별과 함께 소멸되었음을 자각하는 그 순간.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는 데서 오는 아픔은 그 순간부터 밀어닥쳐 온다(36p).

우리는 각자의 인생 어귀에서 서로를 만나,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받은 뒤, 또 다시 각자의 길로 나아갈 따름이다(39p).

내겐 절대 빠질 것 같지 않던 못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도 몇 달 안 돼 빠져 버렸다. 그 못은 내가 어떤 사람 이름에 박아 넣은 것이었다. 다시는 안 보겠다고, 그렇게, 그렇게 큰소리 쳤는데. 한 계절이 다 저물기도 전에, 나는 그 사람이 그리웠다(45p).

더보기

미리보기